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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빅블러 시대] 위기를 기회로, 통신3사 ‘신사업’ 전진배치

빅블러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존재하던 것들의 경계가 뒤섞이는 현상을 뜻한다. 코로나19 팬데믹 확산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전 세계에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게임 룰이 바뀌고,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이 달라지고, 비즈니스 영역 구분이 모호해졌다. 한국도 이에 빠르게 대응해 빅블러 시대 글로벌 주도권을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디지털데일리>는 2022년 임인년을 새해를 맞아 IT 기업들의 합종연횡·신시장 개척 등 위기 대응 전략을 살펴보고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탈(脫)통신. 최근 통신사들의 생존전략은 이것으로 요약된다. 유무선 통신사업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새 먹거리 발굴은 필수가 됐다. 통신사들은 앞다퉈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등 신사업을 전진배치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기준 통신3사의 매출에서 비(非)통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3분의1에 달한다. 본격적으로 비통신사업을 확대한 2014년(23%)과 비교해도 10%포인트가 늘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SKT, 인적분할로 통신-비통신 시너지 노린다

SK텔레콤은 최근 통신과 비통신 사업을 나누는 인적분할을 했다. SK텔레콤은 기존 유무선 통신사업에 주력하고, 새로 출범한 SK스퀘어는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자회사를 이끈다. SK텔레콤의 경우 SK스퀘어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기존 사업을 영위하면서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숙제에 놓였다.

이에 들고 나온 것이 AI와 메타버스, 도심항공교통(UAM) 등이다. SK텔레콤은 이러한 신사업과 디지털인프라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2025년 매출 22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최근 출시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는 이미 작년 기준 누적 이용자 수 450만을 넘겼고, 새로 선보인 구독형 멤버십 ‘T우주’도 100만명의 선택을 받았다.

UAM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유영상 대표는 최근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UAM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관련 임원들을 배치했다. SK텔레콤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하늘을 나는 차,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차, 인간의 일을 대신해주는 로봇 등이 앞으로 10년 내에 가능해질 것이라 보고 기술 선점에 돌입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SK ICT 연합’ 출범을 지난 CES2022에서 발표했다. ▲SK스퀘어의 혁신투자 ▲SK텔레콤의 5G·AI 기술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미래 혁신 기술을 지렛대 삼아 공동사업을 추진한다. 3사 시너지의 첫 결과물은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의 글로벌 시장 진출로 잡았다.

◆ 디지코 선언한 KT, ‘ABC’ 역점 사업 주력

KT는 올해 본격적으로 ▲클라우드·디지털전환(DX) ▲AI·빅데이터 ▲로봇·모빌리티 ▲뉴미디어·콘텐츠 ▲헬스케어·바이오 ▲사물인터넷(IoT) ▲금융·핀테크 ▲뉴커머스 등 8대 성장사업을 재편했다. 작년 10월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ABC’ 중심의 ‘디지코(DIGICO, 디지털 플랫폼 기업)’ 도약을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회사에 기대하는 분야로 AI·로봇 등 미래 혁신사업을 지목했다. 그는 “올해는 탄탄한 기반 위에 서비스 매출 16조원대 도전하는 성장의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라며 “디지털 사회를 연결하는 근간인 텔코(Telco) 사업 본질에 충실하며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당당하고 단단한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경쟁사인 LG유플러스를 비롯해 LG전자, 한국투자증권, 한양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이 참여하는 AI R&D 집합체 ‘AI 원팀(One Team)’을 주도적으로 꾸리기도 했다. 올해는 AICC(AI Contact Center, AI컨택센터) 중심의 AI 비즈니스 전략으로 연간 3조 AICC 시장에서 매출을 창출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영역에서는 KT는 공공 전용 클라우드인 ‘G-클라우드’ 맞춤형 고성능 DX 인프라 ‘오픈스택 공공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리더십 확보를 위한 선제적 준비에 나선다. 이 외에도 호텔로봇·우편배송로봇·서빙로봇 등 로봇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국내외 제약회사들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 ‘탈통신 원조’ LGU+, B2C·B2B 신사업 창출

LG유플러스는 ‘탈통신’이라는 표어를 처음 사용한 통신사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는 궤도에 오른 5G 네트워크 특성을 여러 산업에 활용하기 위한 B2B 솔루션을 재정비했고, B2C 시장에서도 미디어·콘텐츠 분야에 집중하며 사업역량을 키워왔다.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신사업 전개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B2C 영역에서는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등 대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과의 연이은 제휴를 통해 IPTV 사업 몸집을 키우고, 자체 미디어 서비스인 ‘아이들나라’ 등 콘텐츠를 강화했다. 지난해 키즈콘텐츠를 제작하는 몬스터스튜디오와 드림팩토리스튜디오 등에 지분투자를 하면서 지식재산권(IP)으로도 밟을 넓혔다.

B2B 사업의 중심은 스마트팩토리다. 지난 9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총괄하는 브랜드 ‘U+스마트팩토리’를 론칭했고, 이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관련 매출을 7배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스마트모빌리티 사업에서도 지난해 6월 국내 최대 규모인 ‘강릉 지능형교통체계(ITS) 기반 구축사업’을 수주하는 등 기반을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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