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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디지털 입은 국립중앙박물관…'나는 그림 속을 거닐었다'

디지털실감 영상관/ 박세아 기자
디지털실감 영상관/ 박세아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메타버스, 가상현실(이하 VR) 등이 문화유산 콘텐츠 질을 높이며 관람 문화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하 반가사유상), 겸재 정선의 유명 그림 속 세계도 ICT 기술로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 두 점의 국보 반가사유상을 전시한 '사유의 방' 전을 통해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메타버스 세계에서도 이 국보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박물관은 메타버스뿐만 아니라 VR체험관부터 실감 영상 체험방까지 각종 ICT 기술을 활용해 서화나 유물 등 우리 문화에 대한 사유의 범위을 확대하고 있다. 최신 기술을 통해 문화유산 기반 실감콘텐츠 등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늦은 오후 박물관을 찾은 기자의 눈길을 제일 먼저 사로잡은 건 입구에 배치된 알림 로봇이었다. 큰 박물관 규모 속동시다발적으로 유수의 전시가 많이 이뤄지는 만큼, 동선을 확인하기 위해 또는 해설 전시 등 여부를 확인하는데 이 로봇이 쓰이고 있었다.

기자도 이 로봇을 통해 최근 특별전으로 개최되고 있는 사유의 방 공간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특별한 것은 한 공간에 단 두 점만이 전시될 만큼, 가치가 귀중한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도 볼 수 있게끔 해놨다는 점이다. 방문자는 원한다면, 제페토 '힐링 동산'에서 야외 자연 환경 속에 존재하는 이 유물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이 과정 속 다른 방문자와 대화 및 사진과 영상을 제작해 공유도 가능하다.

제페토에 접속해 영상 속 보석을 찾는 등 반가사유상 자세를 따라하며 촬영 등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문화 감상이 어렵다면 이런 방식으로도 간접적으로나마 관람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VR체험관/ 박세아 기자
VR체험관/ 박세아 기자
이후 박물관 2층 한켠에 마련된 VR체험관으로 향했다. 6개 부스에는 각각 VR고글과 화면이 준비돼있다. 관람객은 고글을 통해 가상현실을 체험하게 된다. 최근 몇 년 간 콘텐츠 디지털화에 힘써온 박물관의 시도를 엿볼 수 있다.

관람객이 VR고글을 쓰면 관계자가 아니면 갈 수 없는 가상 수장고 탐험과, 문화 유산 관람 및 복원 등 이색 경험을 할 수 있다. 무료 관람으로 진행되는 이 곳은 최근 방학을 맞아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VR 체험관 관계자는 "아무래도 어린 아이들과 같이 가족 단위 관람객이 방학을 맞아 많다"며 "30분 단위로 체험이 진행되며, 최근에 예약이 늘 꽉찰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VR체험관 외에 지난해 새롭게 문을 연 디지털 실감 영상관도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 곳은 요일별로 폭 60m, 높이 5m의 3면 파노라마 스크린 속에서 다른 테마의 영상을 통해 문화유산 속 세상을 체험하게끔 공간이 조성돼 있다. 우리 문화유산에 디지털 영상과 VR, 증강현실(AR) 기술을 입혀 실감 콘텐츠로 재현한 것이다. 예컨대 관람객은 정선의 '신묘년풍악도첩', 김홍도의 '해동명산도첩' 등 실제 실경산수화를 바탕으로 금강산의 사계를 체험할 수 있다. 조선시대 장수를 축원하는 의미로 유행한 '요지연도' 속 세계를 몰입감 있게 거닐 수 있다.

경천사지 10층석탑 미디어 파사드/ 박세아 기자
경천사지 10층석탑 미디어 파사드/ 박세아 기자
이외 박물관 홀에 우뚝 서있는 경천사지10층 석탑에는 시각 자극을 극대화 하기 위해 IT기술 요소가 포함됐다. 1907년 일본에 밀만출 됐다 우여곡절 끝에 돌려받은 높이 13.5m에 이르는 이 탑은 미디어 파사드(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 Media-Facede)를 통해 경천사진의 층마다 담긴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곳에 온 한 관람객은 "아무래도 큰 음향효과와 함께 시각적 영상이 덧씌워지니, 아이들에게도 해당 문화유물을 각인시키는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며 "아쉽게도 VR체험도 하고 싶었지만 예약을 놓쳐, 다음 기회에 다시 와야할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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