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게임사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주요 게임사가 2021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대체불가토큰(NFT) 사업 진출 계획을 줄줄이 발표한 효과다. NFT 기대감과 맞물려 일부 종목은 일주일새 70% 이상 상승하는 등 게임사 주가는 들썩였다.
게임빌은 지난 12일 14만7500원에 마감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5일 종가와 비교하면 무려 72.3%나 증가한 수치다. 장중엔 17만3600원까지 치솟았다. 사실, 모바일게임‧게임플랫폼을 포함한 게임빌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나 감소했으나, 블록체인‧메타버스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다.
코인원 2대 주주인 게임빌은 컴투스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NFT 거래소 개발과 블록체인 게임 6종 출시에 집중한다. 일명, 돈 버는 게임 ‘플레이투언(P2E)’을 내세웠다. 게임빌은 컴투스 지주사 역할을 한다. 이에 게임빌과 컴투스는 토큰이코노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컴투스 또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컴투스 지난 12일 종가는 17만3900원으로, 일주일새 39.1%나 올랐다.
컴투버스에는 데브시스터즈도 포함된다. 데브시스터즈 2대 주주가 컴투스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킹덤’ 흥행으로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NFT 기반 ‘쿠키런 디지털아트’ 등 블록체인 및 NTF 게임‧서비스 등을 예고했다. 데브시스터즈 12일 종가는 15만2000원으로, 지난 5일과 비교해 34.8% 상승했다.
NHN 주가도 크게 반등했다. 지난 12일 종가는 15만2000원으로,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8% 늘었다. NHN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 상반기 블록체인 게임을 글로벌 출시 예정이라고 알렸다. NHN은 NFT를 포함한 블록체인 게임을 구상하고 있으며, 위메이드트리와 협력 중이다.
이와 관련 위메이드 주가도 상승세다. 위메이드 12일 종가는 18만8900원으로, 지난 5일보다 14.4% 올랐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게임에 역량을 집중하며,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내년 말까지 가상자산 위믹스를 기축통화로 하는 블록체인 게임 100개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진한 실적에도 NFT에 올라타 주가 상승을 이끈 곳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1일 장중 한 때 상한가를 기록했다. 3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홍원기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NFT 게임을 선보이기 위한 기술적 준비가 끝났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 부진을 겪으며 주가 하락을 맛봤다. 3분기 영업이익 또한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NFT 기대감으로 12일 71만5000원으로 마감하며, 일주일새 14.6%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 개인투자자가 3000억원 이상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여, 한국거래소가 시세조종 행위를 따지기 위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웹젠 또한 올해 3분기 매출‧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62.4%, 57.6%나 감소했으나, 주가는 일주일새 14% 이상 올랐다. 웹젠이 NFT 게임을 우선 사업대상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펄어비스 정경인 대표는 “P2E와 NFT를 도입한 블록체임 게임 개발‧서비스를 고민 중”이라고 지난 10일 언급했다. 다음날 펄어비스 주가는 한때 12만4800원까지 올랐다. 카카오게임즈는 스포츠·게임·메타버스 특화 NFT 거래소를 개발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12일 전거래일보다 3900원 오른 9만6900원에 마감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을 뛰어 넘는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크래프톤은 게임 재미에 중점을 두겠다는 소신 발언을 전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물론, 크래프톤은 메타버스 미래를 위한 ‘인터렉티브 버추얼 월드’ 연장선에서 NFT를 연구하고 있다. 단순히 트렌드에 탑승하기 보다, 게임 자체 매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크래프톤은 지난 12일 종가는 17만3900원으로, 지난 5일과 비교해 21.3%나 올랐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산업에서 메타버스를 비롯해 NFT‧블록체인 시장성이 커지면서 주가 반등을 끌어내고 있지만,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구체적인 사업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단순히 시장 주목을 받기 위한 테마로 잘못 인식되지 않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