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강제적 셧다운제’가 10년 만에 마침표를 찍은 가운데 가정에서 자율적으로 시간을 선택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시간 선택제’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켠다.
그간 강제적 셧다운제는 여성가족부(여가부)에서, 게임시간 선택제는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서 운영돼왔다. 그러나 국가 일률적으로 적용됐던 강제적 셧다운제 성격이 워낙 강해 게임시간 선택제까지 삼켜왔었다. 게임업계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에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문체부와 여가부는 이러한 강제적 셧다운제를 없앤 대신, 가정 내 자율적 선택권을 부여하는 게임시간 선택제를 본격적으로 활성화할 방침이다. 게임시간 선택제는 문체부에서 그간 운영해왔던 청소년 게임이용 제한 제도다. 청소년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이 요청하면, 원하는 시간대로 게임 이용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이 방안을 위해 정부는 보호자와 교사를 위한 게임 이해도 제고 및 게임 이용 지도법 교육을 확대하고,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게임 과몰입’을 포함하는 등 가정과 학교에서 청소년 게임 이용을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또, 청소년 게임 이용 조절 능력 향상을 위해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도 확대된다. 청소년과 보호자, 교사 등에게 게임 이해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정부는 청소년에게 미디어 이해력을 높여주기 위한 교육을 강화한다. 청소년들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1인 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건강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여기에 게임 과몰입 청소년의 일상 회복을 돕는 한편 다양한 여가활동을 위한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문체부는 게임 관련 사행성·선정성 요소를 최소화하는 데에도 중점을 둔다. 막연한 기대감에 따른 반복결제 등 청소년 게임 아이템 과소비를 막기 위해, 게임 내 포함된 유료 확률형 아이템 확률정보에 대한 표시의무 부과를 추진한다.
이에 대해선 향후 게임업계와 긴밀히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이하 협회)는 제도 폐지를 환영하며, 향후 게임이 보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했다.
협회는 “강제적 셧다운제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게임에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은 규제였다”고 소회를 전했다.
다만 협회는 해당 규제로 인해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협회는 “청소년 수면권 보장 등 제도 목적 달성에 실패해 결국 폐지된다고는 하나, 강제적 셧다운제로 인해 산업 차원에서 놓치고 잃어버린 기회도 분명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한 번 생긴 제도는 개선하거나 없애는 것이 어려운 만큼, 앞으로 규제 도입 시에는 그에 앞서 면밀한 검토와 평가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및 전환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게임 내 자녀보호 기능 시스템을 널리 알리는 등 청소년 보호에 지속해서 앞장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