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G마켓, 옥션 등 이베이코리아에서 운영 중인 오픈마켓 중고장터에서 개인정보 유·노출 우려가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이베이코리아가 문제 해결에 대한 고민 없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23일 G마켓, 옥션의 중고장터에서는 중고거래 과정에서 판매자의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이메일주소, 집주소 등이 공개되고 있다. 구매자가 물품 구매버튼을 클릭 후 곧바로 취소하더라도 이와 같은 개인정보는 계속해서 열람 가능하다.
이베이코리아는 이와 같은 조지가 공정위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자상거래법 제20조 2항이다. 사업자가 아닌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확인해 거래의 당사자들에게 상대방에 관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공정위는 직접적인 개인정보 제공, 나아가 구매 취소를 했음에도 개인정보가 제공되는 것은 전자상거래법 취지에 맞지 않다고 답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전자상거래법을 지나치게 확대 적용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베이코리아와 공정위가 이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데일리>가 9월 25일 해당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를 게재한 뒤 한달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건의 경과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베이코리아는 “공정위의 지침에 따라 소비자 보호를 위해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만약 공정위가 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안내한다면 그에 따르겠다”며 공을 공정위에 넘겼다.
또 공정위는 “이베이코리아에 그와 같은 지침을 내린 적이 없다. 우리가 시킨 것도 아닌데 먼저 나서기가 어렵다. 만약 이베이코리아가 유권해석을 요청한다면 검토를 할 수는 있다”고 전했다.
이름과 생년월일을 통해 성별과 나이를 유추하고, 직접 전화를 걸거나 집을 찾아가는 등의 행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를 감독해야 할 공정위와 당사자인 이베이코리아 모두 수수방관하고 있는 셈이다.
개인정보보호 주무부처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가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자상거래법은 특별법이다.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보다 우선 적용된다. 다만 문제의 본질이 개인정보 유·노출 우려라는 점에서 개인정보위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
중고장터의 판매 물품을 손으로 구매 후 구매취소를 하더라도 다수의 개인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인기 상품, 콘서트 등을 예약하는 매크로 따위를 이용할 경우 수백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순식간에 얻을 수 있다. 개인정보 유·노출은 물론이고 안전까지 우려되는 가운데 공정위·이베이코리아·개인정보위의 핑퐁(떠넘기기)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