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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까지”…공룡 OTT에 맞선 토종 OTT ‘생존 경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 상륙한다.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출시와 동시에 7종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심기일전한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시장에 참전하면서, 현재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한 1강2중의 국내 OTT 구도가 2강2중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형 외산 OTT들의 고래 싸움에 토종 OTT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오는11월12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다. 외국계 OTT 플랫폼이 국내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16년 넷플릭스에 이어 두 번째다.

디즈니플러스는 작년 11월 북미 지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이미 1억2000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했다. 넷플릭스 구독자 수(2억900명)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넷플릭스와의 양강 대결이 예상된다.

국내 OTT들의 위기감은 커진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의 유료 구독자 수는 정확하게 공개돼 있지 않지만, 넷플릭스가 약 380만명으로,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웨이브가 200만명대, 티빙이 150만명대로 추산된다. 디즈니플러스가 여기에 합류하면 구독자 경쟁은 또 한 번 출렁일 수 있다.

OTT업계 한 관계자는 “OTT 이용자는 한번에 두 개 이상 OTT를 구독하는 경향이 크긴 하지만, 지금처럼 OTT 수가 많아진 상황에선 피로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면서 “고정 구독자가 많은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와 달리, 방송 위주의 국내 OTT들은 그때그때 히트작에 따라 가입하고 해지하는 비율도 높다”고 분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재미를 보고 있는 콘텐츠는 주로 한국산 콘텐츠들이다. 넷플릭스는 ‘스위트홈’에 이어 최근 한국산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으로 메가히트를 쳤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으로 단기간 시가총액이 크게 늘어난 데다, 주춤했던 글로벌 구독자 수도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는 추세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국내 출시를 앞두고 한국산 콘텐츠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디즈니는 총 7편의 한국 콘텐츠와 함께 2023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50개 이상 오리지널 라인업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14일 연 온라인 간담회에선 한국 콘텐츠를 추켜세우며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뒤집어 보면 한국산 콘텐츠가 세계적 흥행을 이룰 정도로 파워를 키웠음에도, 정작 이를 통해 이익을 얻는 건 외국계 플랫폼인 셈이다. 실제 넷플릭스의 경우 오징어게임으로 1000배 이상 이익을 거뒀지만, 이를 제작한 한국 제작사의 경우 사전 제작 계약 구조 때문에 추가 인센티브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나 디즈니가 한국산 콘텐츠를 발굴하고 제작 기회를 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국내 OTT의 경쟁력 강화가 뒷받침 되지 않는 한 외산 OTT의 일방적인 콘텐츠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면서 “외산 OTT의 막강한 자본력에 국내 방송사와 제작사가 종속되는 구조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OTT들은 그들대로 생존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티빙의 경우 CJ ENM과 네이버 등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자금 수혈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는 평가다. 앞서 CJ ENM은 향후 5년간 5조원, 콘텐츠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 KT(시즌)는 2023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도 국내 OTT 지원사격에 나섰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일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국내 토종 OTT 연합 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상혁 위원장은 “국내 연합 OTT를 통해 해외 진출을 해야 한다는 것이 방통위의 일관된 입장으로, 사업자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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