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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판도 공급난…인텔·AMD, 韓 기업 투자 '러브콜'

삼성전기 FC-BGA
삼성전기 FC-BGA
- 삼성전기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등 연이어 증설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기판 공급난이 지속하면서 수요자와 공급자 간 관계가 뒤바뀌는 분위기다. 고객사가 제조업체에 선금 지급 등 조건을 내걸고 기판 납품을 부탁하는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 AMD 등은 삼성전기 대덕전자 등 국내 기업에 생산라인 투자를 제안했다. 부품 물량 확보 차원이다.

반도체 기판은 메인보드와 전기 신호를 원활하게 교환할 수 있도록 칩에 부착하는 제품이다. 인쇄회로기판(PCB)의 한 종류다. 칩과 기판을 선으로 연결하는 와이어 본딩과 볼 형태 범프로 연결하는 플립칩 방식이 있다. 범프는 전도성 돌기다.

이중 플립칩은 신호 손실이 적고 빠르게 전달 가능한 덕분에 고부가가치 반도체에 활용된다. 대표적으로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와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FC-CSP)가 있다. 각각 중앙처리장치(CPU) 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기판 역할을 한다. 통상적으로 FC-BGA는 PC, 데이터센터 등에 투입되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 위주인 FC-CSP보다 크고 고성능을 요구한다.

부족 사태가 촉발한 제품은 FC-BGA다. 올해 들어 가격이 20~30% 올랐다. 엔비디아와 AMD 등이 생산하는 GPU의 경우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가격이 2배 이상 뛰기도 했다.

그동안 FC-BGA 시장은 일본 이비덴·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난야 등이 주도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국 업체들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삼성전기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등이 FC-BGA를 생산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사업성 검토 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반도체 회사에서 선금 투자를 이야기하면서 일정 물량을 할당해달라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다만 특정 고객사에 얽히면 공급 유연성이 떨어져 무조건 좋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수요 대응을 위해 국내 기판 업계는 투자를 진행했거나 준비 중이다. 대덕전자는 지난 3월 FC-BGA 등을 양산하는 경기 시흥 사업장에 7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작년 7월에는 900억원 투자 소식을 전했다.

코리아써키트도 FC-BGA 분야에 뛰어들었다. 해외 업체와 장기 계약을 맺고 생산라인 구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FC-BGA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1조원 내외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회 승인만 앞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내 세종과 부산, 베트남 등이 증설 지역으로 거론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반도체 기판 공급 부족이 이어질 전망인 만큼 고객사가 제품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업도 투자 규모를 늘리는 등 생산능력을 꾸준히 확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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