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신성장동력으로 배터리 소재를 낙점한 고려아연이 분주하다. 동시다발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을 타깃으로 삼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동박 생산공장에 제조설비를 투입하는 등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박은 얇은 구리 막으로 전류가 흐르는 통로 역할을 한다. 배터리 소재 음극재 원료로 쓰인다.
고려아연은 작년 3월 100% 자회사 케이잼을 설립하고 동박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울산 제련소 인근에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곳은 내년 10월 가동 예정으로 연산 1만3000톤 규모다. 오는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캐파)을 5만톤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일진머티리얼즈 SK넥실리스 솔루스첨단소재 등에 비해 후발주자지만 고려아연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동안 비철금속 사업을 하며 원료 조성 노하우를 갖췄다. 동박 재료인 고순도 구리와 황산을 자체 조달 가능하다. 각각 5만톤, 12만톤 규모 캐파를 갖추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동박 업체가 경쟁적으로 증설을 진행하고 있으나 공급 부족이 우려될 정도로 동박 수요가 넘치는 상황이다. 신규 업체 진입이 다른 업종에 비해 쉽다”라고 분석했다.
배터리 원가 50% 내외를 차지하는 양극재 소재 전구체도 공략 대상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2018년 LG화학과 손잡고 황산니켈 제조업체 켐코를 설립했다. 고려아연은 35%, LG화학은 10% 지분을 쥐고 있다. 황산니켈은 전구체 핵심 원료다. 켐코 캐파는 5만톤으로 국내 1위 수준이다. 내년에는 8만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양사의 연합은 전구체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구체 합작법인(JV) 설립 관련 논의가 오갔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LG화학은 켐코로부터 받은 황산니켈을 가공 협력사에 맡겨 회수하는 과정을 거쳤다.
한편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배터리 소재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제조사와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