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이 순항 중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캐딜락의 첫 전기차(EV)에도 플라스틱유기발광다이오드(POLED)를 탑재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캐딜락 EV ‘리릭’에 33인치 POLED를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캐딜락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스컬레이드’에 38인치 POLED를 납품한 바 있다. 중앙 계기판 14인치와 7인치 및 17인치 패널로 이뤄진다.
전기 SUV 리릭은 지난 4월 공개됐다. GM의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 파워트레인 기반이다. 12개 모듈이 들어간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JV) 얼티엄셀즈가 생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가 장착된다. 배터리 용량은 100킬로와트시(kWh)로 완충 시 주행거리는 300마일(약 483km)이다.
리릭의 경우 지난 18일(현지시각) 사전 계약을 시작한 지 10분 만에 준비한 물량이 모두 계약될 정도로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다.
GM은 내년 1분기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리릭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상반기 내 출고가 시작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도 일정에 맞춰 POLED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 디스플레이 분야 강자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10인치 이상 고부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 25.9%(매출 기준)를 차지했다. 11분기 연속 업계 1위다. 전장용 OLED로 한정하면 90% 이상으로 사실상 독점 체제다.
비결은 시장 선점이다. 대형 OLED에서 중소형 OLED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블루오션이었던 전장 공략에 나섰다.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완성차업계 특성상 협력사를 잘 바꾸지 않는다. 시장을 장악한 LG디스플레이에 유리한 조건이다. GM BMW 벤츠 등 주요 고객사와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그동안 POLED는 프리미엄 자동차에만 사용됐고 대부분 LCD를 적용했다. POLED는 가볍고 전력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자체 발광인 만큼 시인성(식별이 쉬운 성질)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향후 EV 및 자율주행차 등에서 POLED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리릭 계약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결과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규모는 10조원 이상으로 이미 작지 않은 수준으로 커졌다. 앞으로 성장성이 높은 만큼 LG디스플레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LG그룹과 GM 간 동맹은 확대되는 분위기다. 배터리 JV를 중심으로 ▲LG마그나(파워트레인) ▲LG디스플레이(POLED) LG이노텍(컨버터) 등이 GM과 거래를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