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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너도나도 ‘메타버스’··· 메타버스가 뭐길레

MS가 이그나이트2021 컨퍼런스서 선보인 '메시' 시연 모습 /마이크로소프트
MS가 이그나이트2021 컨퍼런스서 선보인 '메시' 시연 모습 /마이크로소프트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정보기술(IT) 기업의 경우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4차산업혁명,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산업계를 휩쓰는 주제가 등장하면 너도나도 ‘우리는 OO기업’이라고 외친다. 이번에는 ‘메타버스’ 차례인 듯한 모습이다.

기업이 트렌드를 쫓는 것은 칭찬받을 만한 행동이다. 하지만 실효성 없이 헛된 구호에 그치는 듯한 모습은 아쉬운 대목이다.

메타버스가 무엇이길레 너도나도 메타버스 기업이 되겠다는 걸까. 메타버스는 가상,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도 닿아 있는 기술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언택트) 서비스가 확산됨에 따라 주목받기 시작했다.

광범위한 개념이기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대다수의 서비스는 ‘메타버스’라고 주장할 수 있다. 가상공간에서 다른 사람과의 연결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메신저나 인터넷 커뮤니티, 채팅 등도 메타버스의 범주 내다. 국내 모 기업의 경우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회의나 발표에 아바타를 씌운 것을 ‘메타버스’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수준의 기술을 메타버스라고 말하는 기업들에게 시민들은 냉소적이다. 그와 같은 수준의 기술은 2000년대 초반에도 볼 수 있었던, 특별할 게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의 핵심은 플랫폼이라고들 말한다. 사람들이 뛰어날 수 있는 가상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 내에서 현실과 연계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이런 요소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게임업계다. 미국의 게임 플랫폼 기업 로블록스가 메타버스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이유다. ‘언리얼엔진’의 개발사 에픽게임즈 등도 유망 기업으로 꼽힌다.

인터넷게임으로 경쟁력을 키워왔던 국내 게임사들도 메타버스 세상의 주요 플레이어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게임의 경우 장르에 따라 특수한 목적을 수행하기에 가상공간 내 다양성, 확작성의 제한이 걸리기 마련이다 보니,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트레일러 영상 하나로 큰 기대를 모은 펄어비스의 신작 게임 ‘도깨비’가 그 예다.
사내 SW 전문가 교육과정도 메타버스 세계서 /LG전자
사내 SW 전문가 교육과정도 메타버스 세계서 /LG전자
메타버스에는 다양한 기술이 요구될 것으로 예견된다. 안정성을 위한 컴퓨터 인프라부터 저지연을 위한 네트워크, 가상세계를 그리기 위한 툴, 가상세계에 안전하게 접속하기 위한 보안, 인증은 기본이고 이렇게 구성된 가상세계에서 제공할 킬러 콘텐츠나 정산을 위한 결제 시스템 등. 필요치 않은 기술을 찾기가 더 어려울 지경이다.

메타버스의 세계에 앞선 것은 이미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들이다. 세계 최고의 생태계를 갖춘 애플은 메타버스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SW) 기업이자 게임 기업이며 클라우드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말할 것도 없다. MS의 ‘팀즈’는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전사 역량을 집중해 메타버스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일부 기업을 제외한, 훨씬 규모가 작은 국내 기업들의 ‘메타버스!’ 외침은 빈약해 보일 수밖에 없다.

다가올 환경에 요구되는 것은 합종연횡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 있다. 갖가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협력을 바탕으로 삼성이나 현대 등 세계 순위권 기업이 탄생한 것처럼, 각 분야의 IT 기업들이 힘을 모은 연합 플랫폼·생태계가 아니고서는 상대가 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제 막 태동하는 시장이니만큼, 미래를 예단할 수는 없다. 우리 기업들의 메타버스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밝은 미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종현 기자 블로그=데이터 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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