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세계 최대의 인스턴트 메신저인 왓츠앱의 사용자 데이터가 검열받는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기업의 개인 정보 열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 매체 프로퍼블리카(ProPublica)는 페이스북이 1000여명을 고용해 왓츠앱 메시지를 열람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프로퍼블리카는 “페이스북은 전 세계 약 20억명이 사용하는 왓츠앱의 메시지를 보기 위해 1000여명을 고용했을 뿐 아니라 법 집행 기관 및 미국 법무부와도 메시지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직원을 고용해 아일랜드, 싱가포르, 텍사스주 등지에서 사용자 데이터를 조사했으며, 이 직원들은 사용자들이 부적절하다고 신고한 메시지, 이미지, 영상 등을 회사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해 자동으로 선별한 후 실제로 부적절한지 여부를 페이스북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1분 안에 판단한다.
이는 지난 페이스북의 발언과 대치되는 주장이다. 지난 2014년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190억달러에 인수했을 당시,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사용자 정보가 안전하게 보관될 것이라고 보증했다.
실제로 저커버그는 2018년 미국 상원에 출석해 “우리는 왓츠앱의 어떤 콘텐츠도 볼 수 없다”고 증언한 바 있다.
윌 캐스카트 왓츠앱 대표는 논란이 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종단간 암호화(E2EE)를 통해 사용자들의 보안을 보장하고 있으며,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캐스카트 대표에 따르면 왓츠앱은 2020년에만 약 40만건의 아동 착취 이미지 사례를 국립 실종 아동 센터에 보고했다.
이러한 왓츠앱의 주장에 한 사용자는 “왓츠앱은 우리 메시지를 볼 수 없지만, 필요할 때 법 집행 기관에 우리 메시지를 읽고 제공한다”며 모순된 주장을 비판했다.
한편, 왓츠앱은 앞선 2일(현지시각) 유럽 개인정보보호 규정(GDPR) 위반 혐의로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에 2억2500만유로(약 3103억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