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루마니아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유아이패스(Uipath)는 어떻게 세계를 대상으로 자동화 솔루션을 보급할 정도로 성장했을까.
12일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전문 기업 유아이패스가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과거 전략과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토니 라프레이트(Toni Lafrate)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이 진행을 맡고 릭 하쉬만(Rick Harshman) 아태·일본 총괄부사장과 다니엘 디네스(Daniel Dines) CEO가 차례로 등장했다.
◆ 유아이패스는
유아이패스 전신은 소프트웨어 기업 데스크오버(DeskOver)다. 2015년 사명을 유아이패스로 변경했다. 2017년엔 본사를 뉴욕으로 옮겼다. 2018년엔 한국에 진출했다. 지난 3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통합 플랫폼 기업 클라우드 엘레멘트(Cloud Elements)를 인수했다. 지난 4월 뉴욕 증시에 기업 공개를 하기까지 성장했다. 5월에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 태블로와 기술 파트너십을 맺는 등 자동화 역량의 발전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기업공개 이후 1분기에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1분기 6억5260만 달러(한화 약 7491억원)의 연간 반복 매출(ARR, Annual Recurring Revenue)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4% 성장했다. 고객 수는 8500개사로 분기를 마감했다. 현재 고객의 80%가 포춘 10대 기업, 60% 이상은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8500개사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정보 기술 연구 자문 회사 가트너(Gartner)에 의하면, 유아이패스는 지난 2020년 상위 9개의 경쟁 업체의 수익 모두를 합친 것 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했다.
◆ 경영진 전략은
디네스 CEO는 이날 라운드 테이블에서 반복적인 일을 처리하는 인력이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동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장선에서 인공지능(AI)은 사람을 따라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개념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AI는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완벽히 따라하도록 구현되어야 하는 것인 셈이다. 그는 창업 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 5년간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CEO의 생각대로, 그들은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비정형 데이터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AI를 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시맨틱 오토메이션(Semantic Automation)’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를 사용하면 인간을 ‘모방’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를 통해 인간 업무를 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유아이패스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기업 내의 송장을 처리하는 업무를 하는 로봇은 SAP(System Application Product, 업무 시스템) 화면 내의 송장을 인식하고 스스로 처리를 할 수 있다. 유아이패스 기술은 송장 내에서 고객의 이름과 가격, 제품 수량 등 필요한 정보를 인식하고 습득할 수 있도록 한다. 다른 양식의 송장에서라도 동일한 필드를 인식하고 자료를 처리할 수 있다. 사람이 업무를 하는 방식으로 자료를 처리하는 것이다.
릭 하쉬만 부사장은 개발자뿐 아니라 조직의 모든 인력이 자동화 언어를 익히고 사용할 줄 알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존 인력을 줄이는 것에 자동화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업무를 뛰어넘은 창의적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일선 직원을 자동화 프로그램이 돕길 바란다는 설명다. 그는 구글(Google) 클라우드에서 5년간 아태 총괄로 재직했고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관리자로 일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RPA는 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돕는 것이지 사람의 업무를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새로운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 등을 도입할 때 일선 IT 인력의 업무 부담 없이 배포, 구축하고 동시 사용도 가능하게 돕는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담당자들이 자신의 역량에 집중하도록 돕는다는 설명이다.
◆ 미래 시장 전략은
유아이패스가 공유한 연구에 따르면, 자동화를 미리 도입한 선도 기업의 매출은 75%가 증가한 반면 후발 기업은 37%만 증가했다. 운영비용은 선도 기업이 팬데믹 이후75%를 절감했지만 후발 기업의 경우 41%만 줄였다.
유아이패스가 성장 가능성이 큰 새 시장으로 보는 곳은 헬스케어 분야다. 팬데믹 상황 역시 자동화에 대한 수요를 가속화시켰다. 현재 간호사 및 의료 인력의 부족으로 헬스케어 분야의 자동화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게 그들의 분석이다.
아태 국가의 경우, 인구통계학적 측면에서도 RPA 도입의 이점이 있다는 게 유아이패스의 생각이다. 한국의 경우 2020년에 100명의 생산가능 인구가 21.7명을 부양해야 한다면, 2067년에는 약 102.4명을 부양해야 한다. 자동화는 젊은 세대에 가중될 업무 부담을 줄인다.
한국의 경우, 특히 은행과 통신 업계가 자동화 확산 측면에서 다른 업계 대비 성숙도가 높은 편이다. KB은행의 경우, 지난 2년간 자동화 도입을 통해 약 130만 시간을 절감했다. LG유플러스의 네트워크 사업부는 적극적인 사내 지원 프로그램과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시민 개발자(Citizen Developer)를 양성하고 있다. 한국에서 RPA와 AI의 통합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