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중국 당국이 최근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에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유통 허가증)를 발급함에 따라 국내 게임기업의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국내 게임의 원활한 중국 진출에는 한한령 해제가 돼야한다는 게 핵심이다. 한한령은 중국 내 한류 금지령으로 중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2016년 7월 한국의 사드(THAAD) 배치가 확정된 후부터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적용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한한령을 내리고 한국 게임사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한국 게임은 이에 가로막혀 중국 내 서비스를 활발히 진행하지 못했다.
반면 중국 게임은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키웠다. 2020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체 제작 게임은 154억5000만달러(약 17조5000억원)에 이르는 해외 매출 수입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33.3%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최근 펄어비스가 판호를 따내며 한한령 해제가 확대될 것이란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펄어비스에 따르면 검은사막 모바일은 28일 저녁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발표한 43종의 수입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중국 퍼블리셔인 아이드림스카이를 통해 판호를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텐센트가 투자한 곳이며, 중국 게임시장에서 2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 대형 퍼블리셔이기도 하다.
이번 중국의 외자판호 발급은 지난 2월 9일 33종의 외자판호 발급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펄어비스가 발급을 받아내며 국내 게임업계에는 좀처럼 뚫리지 않던 중국 진출의 장벽이 서서히 무너지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스타 2020과 공식석상을 통해 판호 상황은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우리나라 게임들의 판호 발급도 문제 없다"고 밝혔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마플 퓨처 레볼루션'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넷마블도 기대를 가지고 준비를 더 빠르게 해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마블 IP를 활용했던 '마블 퓨처파이트'로 시장 흥행을 했었기 때문에 이번 게임에 있어서도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판호 발급에 대한 기대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해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판호를 받아내며 중국 게임 시장의 빗장이 서서히 풀리는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지난 4월 중국 내 '게임 심사 체점제' 등을 시행하는 등 더 강화된 판호 기준이 공개됨에 따라 오히려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기 때문이다.
게임 심사 체점제는 판호 발급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향후 한국 게임사들은 중화 우수 문화 전파, 이념적인 부분 등을 조절해 적격 포인트를 얻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원활하게 게임을 서비스 하기 위해 '제살 깎아먹기' 식으로 이미 개발이 완료된 게임을 재편해야 할 수도 있다.
게임 초기 버전에 잦은 오류 또는 '수정 과정 중 불성실한 태도' 등의 상황이 있을 시 이에 맞춰 감점을 하겠다는 부분 또한 향후 역사 왜곡 가능성을 야기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어느 정도 완화가 되면 빠른 진입과 선점을 위해 현지 퍼블리셔를 알아보는 등 많은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며 "해당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컴투스가 판호 발급을 받았을 때 한한령 해제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감이 컸다"라며 "이보다 더 예전에는 판호 발급에 대한 발표를 많이 할 정도로 중국이 자주 발급을 내줬는데, 갯수가 확연히 줄어들어 기대감도 상대적으로 많이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