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대우건설이 업무 소홀에 따른 안전 불감과 관련해 전사 전반적인 부분의 개선을 강력히 권고받았다. 고용노동부는 내년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에 앞서 올해를 건설 현장 안전 관리 감독의 골든타임으로 정하고 관련 감독을 엄격히 시행하고 있다.
29일 고용노동부는 대우건설 본사·전국 현장에 대한 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감독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5건 이상 재해가 발생한 대우건설에서 올해도 사망사고가 계속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추가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대우건설 소속 현장의 안전 관리 상황을 점검, 감독하고 안전보건관리 인력·조직·경영진의 의지·예산·교육 등 전반적인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점검하고 문제점에 대해 개선을 강력히 권고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 산업안전보건감독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올해를 산업안전보건과 중대산업재해에 대한 의식·관행을 바꿀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으로 관련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9~2020년 연속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한 건설업체에 대해서는 올해 중대재해가 한 건만 발생해도 본사, 전국 현장 감독을 병행 실시하겠다고 알렸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기존엔 사망사고 두 건 이상 발생시 본사 현장 감독이 도입됐다. 두 건 발생시부터 단계별로 ▲경고 ▲대책 발표 ▲현장 기획 감독 ▲본사 감독 ▲CEO 면담 순으로 이어갔다. 그러나 올해부턴 두 건 이상 발생시 바로 ▲본사 현장 감독 ▲CEO 면담에 돌입한다. 또한 ▲관련 부서 ▲사업팀 ▲안전팀 등 본사를 감독하며 안전 관리 규정 등을 확인하고 현장도 본다. 대우건설에 대한 조치는 이같은 변화에 따른 것이다.
대우건설에 앞서 태영건설이 지난 4월 올해에만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추가적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의 관리감독을 받은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대우건설 본사 감독을 통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에 대해 총 4억5460만원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는 지난 2018년 1월1일부터 2021년 4월 27일 사이 발생한 산업재해 보고의무를 위반하고 해당 기간 준공된 현장의 안전보건관계자 미선임·직무교육 미이수 등 110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된 데 따른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대우건설 본사와 현장을 감독했는데, 본사 감독시 나타난 문제들은 지난 4월28일부터 5월21일까지 진행된 대우건설 소속 전국 현장 감독에서도 확인됐다. 총 62개 현장을 감독했는데 그중 36개 현장에서 총 93건 위반사항이 발생했다.
안전사고 발생의 구체 배경은 안전보건 관련 예산액이 급감한 것 등이 꼽힌다. 지난 2018년 15억7000만원 편성 후 14억3000만원이 집행된 것 과 달리 2019년 11억을 편성하더니 9억7000만원 집행에 그쳤다. 지난 2020년엔 6억9000만원을 편성해 5억3000만원을 집행했다. 결과적으로 2018년에 비해 안전보건 관련 예산액을 대폭 줄인 셈이다.
안전보건 교육 예산도 계속 줄었다. 지난 2018년 3억 편성 후 3억5000만원을 집행했던 것과 달리 2019년 1억4000만원을 편성 후 1억8000만원을 집행했다. 2020년엔 2000만원을 편성한 후 3000만원을 집행해 교육 관련 예산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의 안전보건경영 관련 성과 등을 검토하는 권한을 사업본부장이 위임해왔던 것을, 대표이사의 실질적 의견이 직접 반영되도록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또한, 사망사고가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안전보건방침이 “변화와 혁신을 통한 인명존중 안전문화 선도”에서 지난 2018년 이후 변한 것이 없어 사망사고 근절 의지, 새로운 방침 등을 담은 새 방침 표명을 주문했다. 전사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품질안전실도 정량화된 목표가 없어 관심이 낮은 것을 개선하기 위해 전사적 안전보건 목표, 세부 실행 계획, 평가지표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주택건축 현장수 증가율이 지난 2018년 69개에서 2020년 82개로 19%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현장 관리감독자가 동기간 893명에서 917명으로 단 2.7% 증가한 것에 불과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그마저도 비정규직이다. 일부 철거 현장은 관리감독자가 없는 사례도 있었다. 감독자가 있어도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사례도 드러났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감독결과를 토대로 대우건설은 현장의 안전관리 인력 증원과 같은 즉각적이고 실효적인 안전관리조치와 내년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에 대비하여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며 “이번 본사 감독을 계기로 대우건설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확립하여 향후 사망사고 근절을 위한 의미있는 첫발을 내딛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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