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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겨울 다시 올까…‘계단식 하락’에 주춤한 가상자산 시장 전망은?

최근 3개월 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코인마켓캡
최근 3개월 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코인마켓캡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계단식 하락을 이어가면서 ‘크립토 겨울’이 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크립토 겨울이란 지난 2018년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돼있던 시기를 일컫는 말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다가도 이내 크게 하락하자 시장 전체가 또 다시 침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

23일 오후 4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큰 폭의 하락세를 거치고 3.8% 가량 반등한 3만 396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일주일 전에 비해선 16% 가량 떨어졌다.

◆가격 침체기 올 가능성…‘고래’들이 돈 뺐다

우선 데이터로 보면 최소 몇 주간은 계단식 하락 또는 가격 침체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021년 2분기 비트코인 가격은 2018년 1분기와 비슷한 성적을 낼 전망이다. 지난 2018년 1분기는 2017년 말부터 이어진 '가상자산 붐'이 끝난 직후로, 비트코인 가격은 3개월 만에 50% 가량 하락했다. 올 2분기 비트코인 가격은 약 46% 하락해 2018년 1분기와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크립토 겨울’이 올지 모른다는 추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올해 비트코인 상승세를 이끌었던 기관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 및 비트코인 관련 상품의 비중을 줄이는 추세다. 가상자산 리서치업체 코인셰어스에 따르면 지난 7일 간 비트코인 관련 상품에서 89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기관투자자만 비트코인 보유량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OTC(장외거래)업자와 채굴자들도 보유량을 줄였다.

글래스노드는 OTC업자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2020년 3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채굴자들은 최근 몇 주간 중국 규제로 인해 비트코인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쓰촨성 채굴장까지 폐쇄하는 등 강화된 조치를 이어나가고 있다.

기관투자자, 채굴자 등 일명 ‘고래’들의 움직임은 몇 주간 침체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을 더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지난 22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는 게 확정된 듯하다”며 “너무 많은 고래들이 비트코인을 거래소로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매도를 위해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보낸다는 의미다.

◆침체기 길진 않을 것…비트코인 지지자에겐 매수 기회

한편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이 같은 침체기 전망을 매수 기회로 보고, 비트코인을 추가로 사들이고 있다. 당분간 침체기는 이어지겠지만 장기 상승세는 여전하다고 보고 매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마이클 소넨샤인(Michael Sonnenshein) 그레이스케일 CEO는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당신들은 울고 있지만 나는 사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스틴 선 트론 CEO도 “나는 사고 있다(I am buying!)”라는 트윗을 올렸다.

주기영 대표는 “약세장이 매우 오래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수요와 공급 관점에서 시장 분위기가 좋아보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 근거로는 크립토퀀트의 ‘스테이블코인 공급 비율(SSR, Stablecoin Supply Ratio)’ 데이터를 들었다.

스테이블코인의 공급이 늘어난다는 것은 비트코인 같은 주요 가상자산을 매수하기 위해 돈을 넣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뜻이다. 반대로 스테이블코인 공급이 줄어드는 것은 매수 압력이 떨어지고 매도 압력이 늘었다는 것이고, 하락장이 올 수 있음을 뜻한다.

크립토퀀트의 SSR(빨간색). 값이 증가하면 잠재적인 매도 압력이 증가함을 의미한다./크립토퀀트
크립토퀀트의 SSR(빨간색). 값이 증가하면 잠재적인 매도 압력이 증가함을 의미한다./크립토퀀트
크립토퀀트 SSR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을 스테이블코인들의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가격 조정 또는 하락장이 올 확률이 높다. 현재는 비율이 떨어지고 있어 잠재적인 매도 압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수요와 공급 면에선 시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 침체기가 길게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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