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기 파운드리 매출액 점유율 TSMC 55% 삼성전자 17% - TSMC, 美 팹 착공 이어 日 팹 검토…삼성전자, 美 부지선정 중 - 삼성전자, 반도체 설계·메모리반도체 투자 병행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가 될 수 있을까.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계 몸값 상승, 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 리더십 불확실성 등이 삼성전자 운신의 폭을 줄이고 있다.
12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파운드리 매출액 1위는 TSMC다. 삼성전자는 2위다. 양사는 파운드리 1강1중이다.
TSMC 매출액은 129억200만달러(약 14조4100억원)다. 전기대비 2% 상승했다. 점유율은 55%다. 전기대비 1%포인트 확대했다. 2위는 삼성전자다. 41억800만달러(약 4조5900억원)를 달성했다. 전기대비 2% 감소했다. 점유율은 17%다. 전기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TSMC는 AMD와 미디어텍 시스템반도체 매출 확대 수혜를 입었다.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 팹 조업 중단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한다. 시스템반도체 매출 점유율 1위가 목표다. 지난 5월 투자금은 171조원으로 늘렸다. 시스템반도체 1위 한 축은 파운드리다. 삼성전자는 평택에 파운드리 라인을 확충하고 있다. 미국 팹 부지선정도 진행 중이다.
파운드리는 시스템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구조다. 생산능력(캐파)이 있어야 고객사를 늘릴 수 있다. 고객사가 있어야 팹을 놀리지 않고 가동할 수 있다. 고객사와 캐파 균형이 중요하다.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은 단기에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TSMC도 공세의 고삐를 당기고 있는 점. 미국에 이어 일본 팹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뿐 아니라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고객사와 협력을 강화했다.
TSMC는 파운드리 사업만 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시스템반도체 자체 설계(시스템LSI사업부)도 한다. TSMC가 삼성전자보다 자금 집행 유연성이 높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조100억원과 3조3700억원이다. 같은 기간 TSMC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9억1900만달러(약 14조4000억원)과 53억6600만달러(약 5조9800억원)이다. 매출은 삼성전자가 많지만 영업이익은 TSMC가 많다.
미국과 중국 관계 악화도 부담이다. TSMC는 대만 업체다. TSMC는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 직후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과 관계를 끊었다. 미국 애리조나 팹 건설을 발표했다. 미국은 대만과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전 단계다. 대만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과 정면충돌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이 있다. 중국은 메모리반도체 큰 손이다. 지난 4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94억달러다. 60.2%기 중국 수출이다. TSMC는 중국 고객사를 모두 잃어도 되지만 삼성전자는 안심할 수 없다.
더구나 삼성전자는 회사 운명을 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자리에 없다.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 중이다. 이 부회장의 거취는 논란 중이다. ▲사면 ▲가석방 ▲만기출소 등 의견이 분분하다. 경제 기여를 감안해야 한다는 쪽과 사회 정의 실현을 강조하는 쪽이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만 투자하는 TSMC와 다른 곳에도 투자를 해야 하는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캐파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사업적인 면뿐 아니라 다른 여러 고려를 해야 한다는 점이 고민을 가중하고 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