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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코로나때문에 긴급 발주된 '디지털 돌봄'사업, 코로나 핑계로 뒷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 2020년 12월 사업자를 선정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돌봄' 시범 사업이 5개월이 지나는 현재 아직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사업자 선정 후 철저한 일정관리에 의해 수행되는 국가 SW사업의 프로세스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일각에서 '피치못할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만하다.

특히 이번 디지털 돌봄 사업의 제안요청서에는 ‘3차 추경경정예산 배정을 통해 수행하는 사업으로, 12월 말까지 완료해야함’이라고 적시됐다. 또한 공고 상에 모든 첨부 문서에 사업 기간이 “계약 후 50일 이내”로 명시가 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주무기관에서는 12월 계약 후 센서 설치 일정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존 2021년 1월에서 3월로 밀렸고 이에 따라 개발일정도 순연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때문에 3월까지 센서 등 장비 설치 계획이 5월 말로 변경됐으며 특히 개발일정을 조정하면서 게이트웨이 범용성을 높이는 작업을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사업자가 선정 된 후에 사업 여건이 준비될 때 까지 기다려주는 국가사업은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다.

특히 주무기관의 해명도 석연치 않다. 이번 사업의 제안요청서만 봐도 이번 사업의 긴급성이 꾸준히 강조돼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집단거주시설은 코로나19 등 감염병 위험이 높은 상황이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시간대에 돌봄 공백이 발생함에 따라 응급상황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적시하고 있다. 사업의 긴급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위험이 높은 시설에 대한 응급상황 대비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인데, 코로나19로 현장 방문 설치가 지연됐다는 설명은 논리 모순이다.

비슷한 유형의 사업인 보건복지부 '응급안전안심 서비스 구매 사업'의 경우는 사업자에 대한 코로나 검사 후 급속도로 설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대조적이다.

장비 호환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당초 이번 사업에서는 외산 장비를 제안한 업체가 선정돼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개발에 난항이 이어지면서 결국 국산장비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진다. 주무기관이나 우선협상대상자가 기술 협상 과정에서 장비에 대한 충분한 검증을 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긴급 사업으로 발주된 이번 사업에 대한 사업 착수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자체가 문제다. 특히 이번 사업은 최종 서비스 수요자의 생명과 직결된 사업이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국가 사업에 있어 보다 세밀한 계획과 조정이 필요해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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