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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삼성전자…美 오스틴 공장, 한 달 만에 ‘재가동’

- 정상화까지는 시간 필요…누적 피해액 수천억원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공장이 재가동한다. 다만 정상적인 제품 생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 내 일부 설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주변 인프라가 정상화되고 국내 파견 인력이 합류한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를 순차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라며 "다만 라인 전체를 정상화하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해당 공장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각) 멈춰섰다. 미국 한파가 장기화하면서 전력·용수 공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오스틴 공장이 셧다운 된 건 처음이다.

반도체는 미세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예민한 제품이다. 생산이 끊기면 가공 중인 웨이퍼들을 대부분 폐기해야 한다. 설비 재가동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삼성전자는 사전 조치로 초기 피해는 최소화했지만 셧다운 장기화로 타격이 누적됐다.

월 10만장 생산능력(웨이퍼 기준)을 갖춘 오스틴 공장에서 지난해 발생한 매출은 3조9000억원이다. 삼성 파운드리의 약 30% 비중이다. 단순 계산하면 일매출이 107억원 내외다. 한 달 정도 가동이 중단된 만큼 이미 3000억~4000억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이곳에서는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컨트롤러를 비롯해 퀄컴, 테슬라 등의 칩이 생산되고 있었다. 이는 정보기술(IT)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공급 부족으로 관련 제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했다.

피해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오스틴 공장 재가동은 긍정적이다. 같은 시기에 멈춘 NXP의 차량용 반도체 공장도 최근 초기 가동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수요 대응을 위해 마무리 작업에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다. 텍사스 지방정부 등과 세금감면 혜택 협상 도중 오스틴 공장 중단으로 일정이 지연됐다. 재가동을 한 만큼 투자 관련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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