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금융IT

블록파이때문에 다시 주목 ‘씨파이’ …디파이와 결합될까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미국 가상자산 금융 업체 블록파이가 최근 기업가치를 30억달러(3조 4000억원)로 평가받으면서 ‘씨파이(Ce-fi, Centralized Finance)’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와 비교되는 개념이었던 씨파이가 디파이와 공존하거나 결합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란 예측도 제기된다.

씨파이는 Centralized Finance의 약자로,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을 뜻한다. 블록체인 상 스마트컨트랙트로 서비스가 구동되는 디파이와 달리, 중앙관리자가 있는 금융 서비스다. 가상자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가상자산 금융, 크립토파이낸스로 불리기도 한다. 가상자산 금융 업체뿐 아니라 거래소가 제공하는 대출(랜딩), 예치 서비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씨파이 vs 디파이, 각각 장단점 있어

그동안 씨파이와 디파이는 비교되는 경우가 많았다. 서비스 제공 업체가 정보의 공개 범위를 결정하는 씨파이와 달리, 디파이는 예치금 규모나 거래내역을 블록체인 상에서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씨파이는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 유리하다. 디파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직접 지갑을 만들어 서비스에 연동해야 하는 등 UX 면에서 일반 투자자가 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달리 관리 업체가 존재하는 씨파이는 사용하기 편하게 마련된 서비스가 많다. 때문에 시장 규모는 씨파이가 디파이보다 크다.

안전성 면에선 두 분야 모두 장단점이 있다. 디파이는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만 스마트컨트랙트에 기술적 결함이 있을 경우 해킹을 당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그동안 디파이 서비스 해킹 사고가 다수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주요 디파이 서비스들은 주기적으로 스마트컨트랙트 보안 감사를 받고 있다.

씨파이는 사용자와 업체 간 정보의 불균형 문제가 있으므로 신뢰도 높은 업체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위험이 있다. 따라서 주요 업체들은 총 예치금 규모 같은 일부 정보를 사용자에 공개하며, 대형 업체의 경우 디파이에 비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교보다 결합이 ‘대세’ 될 것”…관련 서비스 등장 추세

씨파이와 디파이 각각 장단점이 있는 만큼, 두 분야를 결합한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국내 가상자산 금융 업체 델리오의 정상호 대표는 “디파이에서도 중앙화된 요소가 자리잡을 수 있고, 중앙화된 금융 서비스에서도 탈중앙화적 요소를 찾아낼 수 있다”며 “사업자 입장에선 고객의 니즈에 맞춰 디파이와 씨파이 각각의 장점을 결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씨파이 서비스에도 탈중앙화적 요소가 있다. 가상자산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델리오는 이용자 지갑에 있는 비트코인에 원격으로 락(Lock)을 걸어 담보를 설정한 뒤, 델리오가 담보물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한다. 이는 탈중앙화적 요소로, 씨파이 업체이지만 서비스의 일부분에는 디파이 모델을 사용하는 경우다.

디파이 서비스에도 중앙화적, 즉 씨파이 요소가 결합된 경우도 있다. 가상자산 운용 플랫폼이자 디파이 서비스인 와이언파이낸스(Yearn Finance)가 대표적인 예다. 와이언파이낸스 서비스 내 상품인 볼트(Vault)에서는 해킹 등 이상 현상이 생길 경우 볼트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잠그거나 특정 계정을 차단할 수 있는 ‘가디언’이 있다. 탈중앙화 방식으로 운영되는 디파이 서비스에 일종의 관리자가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서비스들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펑 쟈오 CEO도 지난해 ‘더 월드 오브 디파이’ 행사에서 씨파이와 디파이를 결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바이낸스에서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들은 씨파이 서비스이지만, 디파이 서비스는 탈중앙화 블록체인 플랫폼인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을 기반으로 개발될 수 있다. 이에 자오 CEO는 거래소 서비스와 스마트체인 기반 서비스 간 가상자산이 교환되게끔 함으로써 씨파이와 디파이를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더리움 거래 수수료(가스비)로 인해 양 분야가 결합될 것이란 예측도 제기된다. 디파이 서비스들이 대부분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더리움 가스비는 꾸준히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필요한 부분에만 블록체인 상 스마트컨트랙트가 쓰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스비를 절감하려는 시도가 나올 수 있다.

정상호 대표는 “가스비는 디파이 서비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자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서비스를 설계할 때 탈중앙화된 모델과 중앙화된 모델의 장점을 모두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