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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써보니 ‘완판’ 이유 알겠네…지갑 열고 싶은 ‘오큘러스퀘스트2’

-“크레이지월드서 양궁 쏘고 클럽에서 춤춘다” 비대면 시대, 새로운 즐거움
-가성비, 간편한 조작, 다양한 콘텐츠 장점…VR대중화 기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끝판왕 가성비’로 가상현실(VR) 대중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화제의 기기가 있다.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한국에 상륙한 ‘오큘러스 퀘스트2’는 돈은 있어도 제품이 없어 못 산다는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에는 2차 판매에 나선 지 4분만에 수천대 물량이 모두 팔렸다. 판매만 시작하면 품절에다, 중고시장에서는 웃돈까지 부른다는 퀘스트2의 인기 비결이 궁금해졌다.

이에 SK텔레콤이 공식 판매를 시작한 페이스북 최신형 혼합현실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이하 퀘스트2)’를 일주일간 체험해 봤다. 통신3사 체험존을 통해 수차례 VR기기를 경험해봤고, 개인적으로는 VR게임방도 여러번 다녀봤다. 하지만 매번 어지럼증이 발목을 잡아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결론만 말하자면, 압도적으로 퀘스트2에 대한 만족감이 컸다. 기기를 반납하면서, 3차 판매 때 놓치지 않고 무조건 ‘광클’로 퀘스트2를 사수하겠다는 의지까지 다졌다. 어지럼증을 차치하고 지갑을 열게 하는 VR기기는 퀘스트2가 처음이다.

우선, 화이트 색상의 퀘스트2는 깔끔한 디자인을 갖췄다. 503g 무게는 동급 사양 기기 중에서 가벼운 편에 속한다. 기존 VR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는 쓰자마자 무게감이 느껴지고, 수십분 이상 사용하면 안면에 압박감을 받았다. 하지만, 퀘스트2는 1시간까지는 거뜬했다. 물론, 콘텐츠 재미에 빠져 얼굴에 자국날 때까지 몇시간 동안 게임을 했지만 말이다. 새롭게 디자인된 컨트롤러는 무광마감에 반응형 햅틱까지 갖췄다. 게임할 때 컨트롤러로 버튼을 누르고 스크롤하며 클릭하는 등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퀘스트2는 착용하고 눈 앞에 가상현실이 펼쳐지는 순간 매력을 알 수 있다. 해상도에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 선명한 화질에 전작보다 얼마나 개선됐는지 체감할 수 있다. 전작보다 50% 수준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한 쪽 렌즈 해상도는 1832x1920로 4K 수준 화질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XR2를 장착했다. 픽셀주사율은 최대 90Hz며, 퀄컴이 제공하는 XR2 VR 전용 칩을 탑재해 매끄러운 움직임을 지원한다.

로비에 입장하면 일단 주변 환경을 둘러보느라 즐겁다. 야자수와 절벽, 노을 진 풍경, 리조트를 떠올리게 만드는 공간 곳곳을 살펴보기 바쁘다. 동시에 3D 서라운드 오디오로 듣는 재미까지 더한다.

퀘스트2는 ‘게임’에서 진가를 드러낸다. SK텔레콤이 공동개발에 참여한 ‘크레이지월드VR’에 접속해봤다. 학창시절 ‘크레이지아케이드(크아)’ 한 번 안 해본 이가 있을까? 향수를 불러오는 게임에 클릭해봤더니 무료 다운로드다. 크아를 기대했다면, 아쉽게도 레이싱 게임은 아니다. 슈팅, 양궁, 테니스, 볼링 등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총알을 발사해 박스를 맞추고 적을 처치하는 슈팅 게임이 가장 재밌었다. 또한, 마치 가상의 놀이공원에 입장한 것과 같은 황홀함을 느끼게 하는 그래픽이 압권이다. 캐릭터 디오 셀카를 찍거나, 비행선을 타서 크레이지월드를 둘러보고 하늘 위 터지는 폭죽도 감상할 수 있다.

‘비트세이버’ 게임도 추천할 만하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광선검을 휘둘러 박스를 두동강이 낸다. 박스 방향 표시를 잘 보고, 이에 맞춰 검을 휘두르면 된다. 퀘스트2를 구매했다면 반드시 한 번은 해볼 수밖에 없는 추천 게임이다. 방탄소년단(BTS) 팬이라면, BTS 뮤직팩을 이용해도 좋다. 스타워즈 팬이라면 스타워즈VR 시리즈를 시작해보자. 광선검을 휘두르며 스릴을 느낄 수 있는 ‘베이더 임모탈’은 워낙 유명하다. ‘스타워즈:테일즈 프롬 갤럭시 엣지’는 좀 더 개선된 그래픽과 함께 항해선 곳곳을 다니며 미션을 해결한다.

코로나19에도 클럽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댄스 센트럴로 입장하면 된다. 의상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대기줄에서 핸드폰을 들고 문자함을 확인할 수 있다. 마치 진짜 클럽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게임 NPC와 함께 원하는 노래에 맞춰 춤을 한 곡 추면 생각보다 운동이 된다. 접속한 다른 유저에게 도전장도 보낼 수 있다.

‘파퓰레이션 원’도 플레이했다.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했던 터라, 흥미있게 봤다. 플레이존이 좁아지는 상황에서 생존해야 한다는 점은 배틀그라운드와 유사하다. 해외 유저들과 소통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어지럼증에 약한 편인지 게임을 오래하기 어려웠다. 어지럼증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에 접속해 영상도 감상할 수 있었다. 360도 화면으로 귀여운 고양이를 눈 앞에서 보거나,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것처럼 수중생물도 살펴볼 수 있었다. 하지만, 게임에 비해 화질은 아쉬운 부분이다. 실시간 방송이나 페이스북 메신저로 소통하는 채널도 열려 있었다.

다만, 게임을 하면서 더 많은 VR 유저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들과 게임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길거나, 아예 찾을 수 없는 게임도 있었다. 예상보다 많은 콘텐츠와 몰입감 높은 그래픽 수준에 놀라웠지만, 가상현실 내 더 많은 게임에서 다양한 사용자와 실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퀘스트2는 VR 대중화에 한 발 내딛는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시대에서, 일상생활 즐거움을 가상현실에서 찾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는 점은 특별하다. 더군다나 다양한 콘텐츠와 고화질, 간편한 조작에도 높은 가성비는 몇 가지 아쉬움에도 소비자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하다. 퀘스트2 판매가는 41만4000원이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비싼 VR보다 합리적이다. VR 대중화 시대를 기대하며, 마지막으로 퀘스트2 재입고 알람문자 신청을 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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