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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 품귀에 게이머 '한숨'...PC업계도 '울상'

엔비디아 CMP
엔비디아 CMP
- 반년만에 그래픽카드 가격 2배 이상 폭등…일부 PC업체 가격 상승 최소화 '안간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집콕’ 현상으로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등 PC 수요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PC업체들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가상화폐 채굴을 위해 그래픽카드 수요가 급증하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가상화폐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며 PC용 그래픽카드 가격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가상화폐를 채굴하기 위해 그래픽카드를 대량 구입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가상화폐는 화폐 프로그래머가 짜놓은 알고리즘을 푸는 대가로 얻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잠겨있는 암호를 푸는 과정과 유사해 복잡한 계산을 반복적으로 해야한다. 이렇게 가상화폐를 얻는 과정을 광산업에 빗대 ‘채굴한다’고 한다. 채굴은 주로 그래픽카드를 사용한다.

채굴자들이 그래픽카드 유통사에 찾아가 웃돈을 주고 대량 구매하기도 한다. 가상화폐 가격이 올라가면서 웃돈을 얹어도 수지타산이 맞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작 게임을 즐기기 위해 PC를 구입하려는 사용자들은 그래픽카드 가격 상승으로 기약 없이 구매 시기를 늦추고 있다.

가격 비교 전문 플랫폼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60만원대로 출시된 RTX3070은 현재 140만원, 최대 17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90만원 중반대에 출시된 RTX3080은 200만원대다. 약 6개월만에 2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RTX30 시리즈 뿐 아니라 10시리즈 가격도 지난달 초 대비 20% 가량 올랐다.

천정부지로 솟은 그래픽카드 가격 때문에 게이머들은 물론 일부 PC제조사들도 원활한 제품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중소 규모의 PC업체들은 타격이 크다. 주연테크의 경우 물량 확보를 위해 매일 수량을 확인하거나 그중 합당한 가격으로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 등 완제품 가격 상승을 최소화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게이밍 데스크톱 부문에선 10개 내외 극소량 제품이 준비되다 보니 공식 홈페이지에선 매일 ‘입고’와 ‘품절’ 안내가 반복된다.

그나마 게이밍 노트북 중심으로 판매하거나 규모가 큰 업체들은 미리 물량을 확보해두고 여유를 보이는 모습이다. 국내 게이밍PC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에이수스는 “그래픽카드 수급 문제 때문에 중고거래 가격도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 에이수스는 안정적으로 공급돼 신제품 출시 등에 영향받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글로벌 기업 역시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다. 다른 업체는 현재로선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레노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그래픽카드를 포함한 제품 부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공급 또한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제품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지만 회사가 갖고 있는 구매력을 통해 부품 수급 이슈를 최소화하겠다”고 전했다.

그래픽카드 가격 안정화 전망에 대해선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비트코인이 코인당 6000만원 돌파 후 급등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반면 엔비디아는 지난달 출시된 지포스 RTX3060을 제한적으로나마 이더리움 채굴 시 채굴 효율(해시레이트)가 떨어지도록 만들었다. 이어 가상화폐 채굴에 특화된 ‘엔비디아 CMP’를 출시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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