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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진'에 완성차업계 흔들흔들…르네사스, 일부 공장 가동 중단

-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심화 우려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완성차업계가 설상가상이다. 반도체 대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본 지진이 덮쳤다. 현지 공장을 둔 르네사스가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르네사스는 이바라키현의 반도체 공장을 일시 중단했다. 이곳에는 12인치(300mm) 웨이퍼 생산라인 등이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3일 일본 동북부에서 발생한 규모 7.3 강진에서 비롯됐다. 진동 영향으로 정전이 일어나면서 르네사스 공장이 멈춰섰다. 반도체는 미세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예민한 제품이다. 생산이 끊기면 미세공정, 클린룸 가동 등의 이유로 가공 중인 웨이퍼들을 대부분 폐기해야 한다. 설비 재가동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르네사스는 안전 점검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여진이 며칠 동안 계속될 것으로 관측돼 추가 정전 가능성이 남아있다.

르네사스는 지난 2011년에도 동일본 대지진으로 비슷한 일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르네사스가 일부 부품을 독점하고 있어 피해가 막대했다. 현시점과는 차이가 있지만 이미 수요와 공급이 역전된 만큼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된다.

포드 폭스바겐 GM 도요타 등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일부 공장을 폐쇄한 상태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는 반도체 업계에 증산을 요구하고 있다.

수탁생산(파운드리) 업계 1위 TSMC 등이 차량용 반도체 비중을 늘리겠다고 선언했지만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생산라인 전환 또는 추가가 필요한 데 이 과정에만 수개월이 소요된다.

NXP 인피니언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차량용 반도체 상위권 업체들은 쉽사리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수요 증가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 시점에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 3위 르네사스가 생산 차질을 겪게 된 만큼 업계에서 추정한 기간보다 공급 부족 이슈가 길어질 수 있게 됐다. 연말까지 문제가 지속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많은 반도체가 자동차에 투입되고 있다. 수요와 공급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며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이 증산을 결정하더라도 공장 구축에 시간이 필요해서 당분간은 이 사태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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