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3분기 다소 주춤했던 안랩이 4분기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의 성장으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9일 안랩은 지난해 영업 실적을 공시했다. 연결기준 매출액 1781억8000만원, 영업이익 196억8000만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6.7%, 6.9%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180억20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 줄었다.
4분기의 매출 상승이 눈에 띈다. 안랩은 지난해 4분기 503억8000만원을 벌어들이며 전년동기대비 17.5% 증가했다. 3분기 1%가량 감소한 것을 완벽히 만회한 것.
안랩 관계자는 당기순이익의 감소에 대해 “연구개발 분야 투자 증가로 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 솔루션, 정보보호 서비스 등 고른 성장을 보인 것이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안랩은 4분기의 여세를 몰아 올해도 높은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선보인 보안 오케스트레이션, 자동화 및 대응(Security Orchestration, Automation and Response, SOAR) 솔루션 ‘세피니티 에어’ 등이 선봉장 역할을 한다. 지난해 국내 대형 금융사와 제조 대기업에 세피니티 에어를 공급한 바 있다.
성장 가속화를 위해 안랩은 연초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테스크포스(TF) 방식으로 운영하던 클라우드 관련 부서를 정식 부서로 편성하며 힘을 실었다.
시장 상황은 밝다. 지난해 경기 악화로 지갑을 닫았던 기업들이 올해 정보기술(IT)에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디지털화에 보안을 필수적인 영역인 만큼 안랩에게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랩의 호실적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9일 기준 안랩의 주가는 8만2800원으로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시가총액은 8291억원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은 41.4배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랩이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테마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안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는 상황이다. 안랩의 실적보다는 곧 있을 지방선거의 결과가 안랩 주가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안랩은 전년과 동일한 1주당 9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1.2%이며 배당금총액은 78억원가량이다. 배당기준일은 지난해 12월3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