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KT가 1호 계열사 KT파워텔을 매각하고 새로운 성장을 위한 핵심 ‘텔코(Telco, 통신)’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KT파워텔은 KT 내 가장 오래된 그룹사로, 35년간 국내 무전통신사업을 펼쳐왔다.
KT(대표 구현모)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국내 대표 무전기 기업 KT파워텔을 매각한다고 22일 밝혔다. 매수 기업은 디지털 보안장비 제조 업체 ‘아이디스’다.
이와 관련 KT는 지난 11일 KT파워텔 매각 우선 협상 대상자로 아이디스를 선정했으며, 협상 절차를 거쳐 KT가 보유한 KT파워텔 지분 44.85%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양수금액은 406억원이다. KT와 아이디스는 3월 말까지 KT파워텔 주주총회, 규제기관 승인 등을 마무리하고 계약을 종결할 예정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4일 ‘라이브 랜선 신년식’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으로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성장을 강조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강점을 경쟁력으로 성장성이 큰 신사업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다.
KT는 이번 KT파워텔 매각을 계기로 IT·통신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신성장 동력 재원을 확보해 금융, 미디어‧콘텐츠 등 성장사업 중심 플랫폼 기업으로 KT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다. 앞서, KT는 지난해 10월 KTH와 KT엠하우스 간의 합병을 발표하며 KT그룹 ‘디지털 커머스 전문기업’ 출범을 통한 유통분야 사업역량 강화를 선언했다.
아이디스는 국내 디지털 보안장비 업체로 1998년 DVR(Digital Video Recorder)을 최초로 개발했다. 미국, 유럽, 일본, 중동 등 세계시장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이디스 그룹은 과거 산업용 디스플레이업체 코텍과 라벨 프린터업체 빅솔론을 인수한 경험이 있다. 코텍은 현재 카지노 모니터 세계 1위 업체로, 2012년 인수 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아이디스는 M&A 경험을 바탕으로 KT파워텔의 무선사업 및 무전 역량을 활용해 유선망 기반의 ‘CCTV 통합관제 솔루션’을 무선망 기반 통합관제 시스템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노조 반발이 예상된다. KT는 이번 매각을 극비리에 진행, KT파워텔 내부에서도 이를 알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임직원 고용 승계 조건 등을 협의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에 노조는 KT가 직원 고용불안을 조정하고 있다며, 매각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KT는 “고용 승계는 이뤄진다. 다른 인수합병(M&A)보다 좋은 조건을 받을 수 있도록 진행됐다”며 “다만 구체적인 조건은 계약관계라 밝힐 수 없으며, 직원 처우 등은 아이디스에서 설명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