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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소비생활] 직수 정수기와 직수형 정수기의 차이점은?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21-01-22 08:45:06
- 정수기 초소형·위생 경쟁 지속…냉각방식 효율화도 해법 중 하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정수기는 두 집 중 한 집이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필수가전이 됐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며 정수기 구매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저수조(물탱크)에 물을 저장하지 않고 바로 뽑아 쓰는 직수형 정수기가 ‘대세’다. 정수기 크기를 줄여 주방 공간을 넓히고 신선한 물을 바로 마실 수 있다는 소비자 인식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품 크기를 줄이는 건 정수기 시장에서의 지속적 화두이자 해결 과제다. 이를 위해 직수형 정수기도 본체와 파우셋을 분리하거나 내부 구조를 단순화하는 등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제품 크기를 줄이는데 중점은 물을 시원하게 만드는 냉각 시스템에 있다. 대부분 정수기 냉수는 냉매를 이용한 냉각방식으로 복잡한 구조와 부품들이 크기를 키웠다.
저수조 없이 크기가 작으면 모두 직수 정수기일까?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고시한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에는 순간식 냉온수기 정의가 담겨있다. 냉수 또는 온수 기능 중 어느 하나라도 저장 탱크 없이 순간적으로 냉각 혹은 가열이 가능한 제품이다. 냉온수 모두 순간식이라는 조건을 포함한다. 또 물 저장탱크(냉각 및 발열이 시작되는 부분부터 종료되는 부분까지 용량)가 0.1리터(L) 이하인 것을 순간식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순간식’은 직수라는 표현과 맞물려있다. 이 과정에서 직수형 정수기의 비밀 아닌 비밀이 있다. 물탱크를 없애고 물을 즉시 정수해 마실 수 있는 게 직수형 특징이다. 정수만 되는 모델은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이 말한 조건을 충족시킨 경우가 많다. ‘직수’ 정수기다.
반면 냉수 즉시 출수를 위해선 1~2잔량 물을 지속적으로 보관해 예비 냉각을 시킨다는 점이다. 냉각관 내 유로를 길게 만들어 코일링하면 물탱크가 없어도 일정량의 물을 보관할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효율관리제도에서 제품별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정보를 제공할 때 물탱크 없는 직수형 정수기들에도 냉수저장탱크 용량이 0.5~1.5L가량 표시된 이유다. 위 정의에 따르면 0.1L가 넘기 때문에 엄밀히 분류하면 ‘직수형’ 정수기다.
최근 다른 냉각방식을 적용해 냉수를 출수할 때도 보관 없이 즉시 냉각시키는 제품이 등장했다. 냉수를 마실 때 바로 원수가 유입돼 필터링 된다. 웰스는 ‘디지털냉각시스템(DCS)’을 적용한 정수기를 만들었다. 반도체 냉각방식이다. 냉각을 위한 압축기와 유로, 냉각탱크를 모두 없앴다. 해당 기술을 적용한 모델은 냉수저장탱크 용량이 ‘0’이다. 웰스가 “직수형 정수기가 아닌 직수 정수기”라고 설명하는 배경이다. 초소형 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러한 방식은 과거 대비 더 나은 위생적 환경을 제공하기도 한다. 가령 2019년 여름 제조사 불문 직수형 정수기에서 곰팡이가 생기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는 예비 냉각을 하느라 외부 온도와 제품 내부 온도 차가 오랜 시간 지속 된 영향이 있었다. 예비 냉각 과정을 없애면 내외부 냉각장치 온도차이가 길게 지속 되지 않아 결로나 곰팡이 발생 확률이 거의 없다.
물론 이는 기존 직수형 정수기들이 덜 깨끗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소비자들이 신선한 물을 마시도록 하는 게 정수기 본질인 만큼 정수기 업계는 크기뿐 아니라 위생에 대한 경쟁도 치열하다. 위생에 특히 민감한 소비자들이라면 제품별 위생관리 기능을 확인해보는 게 좋다. 직수관을 부식에 강한 스테인리스를 사용하거나 장시간 사용하지 않을 시 물 자동 배출, 3~4시간마다 자동 살균 등의 기능들이 두루 추가되고 있다.
그럼에도 반도체를 이용한 새로운 냉각방식은 위생적 환경 제공과 초소형 크기를 만드는데 우위를 갖는 부분이다. 냉각 탱크를 없애 예비 냉각이 없어 에너지 절감도 가능하다. 웰스 측은 “머지않아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한 크기·위생 경쟁이 정수기 시장 주요 흐름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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