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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전②] LCD 부활…착잡한 韓 흐뭇한 中

- 삼성·LG디스플레이, LCD 생산 연장…BOE·CSOT, 생산능력 확대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액정표시장치(LCD)가 살아났다. 전 세계가 앓고 있는 코로나19가 LCD에 반등의 계기가 됐다. 디스플레이 업계 판도도 달라졌다. ‘탈(脫)LCD’에 제동이 걸렸다. 국내 업체는 부랴부랴 계획을 수정했다. 시장을 장악한 중국은 미소를 짓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5인치 TV용 LCD 패널 가격은 178달러다. 1분기(115달러) 대비 50% 오른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까지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LCD의 부활은 비대면(언택트) 생활이 정착하면서 TV, 노트북, 태블릿 등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패널 국내 생산을 무기한 연장했다. 업황을 고려해 중단 시점을 결정하겠다는 반응이다. IT 기기용 LCD 사업은 강화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두 차례 LCD 사업 철수를 연기했다. 당초 2021년부터 LCD 생산라인이 전면 중단될 예정이었으나 삼성전자 등 고객사 요청으로 당분간 가동을 이어간다. 구체적인 시점은 미정이다.

국내 업체는 착잡하다. 대형 패널의 경우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디스플레이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LCD는 중국 업체의 저가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시장도 내줬다.
올해 LCD 기반 미니LED TV 시장이 본격화한다. LCD 수요가 유효하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독점효과가 반감되고 삼성디스플레이 QD 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있다.

반면 중국 업체는 긍정적이다. LCD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가격 및 수요 증대는 호재다. BOE, CSOT 등은 기회에 적극 대응한다. BOE는 자국 업체 CEC판다의 청두 8.6세대 및 난징 8.5세대 LCD 생산라인 등을 인수하기로 했다. CSOT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쑤저우 LCD 팹 지분을 인수했다. 양사의 LCD 생산능력은 확대한다.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대세가 LCD에서 OLED, 마이크로LED 등으로 가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수로 속도가 늦춰졌다”며 “중국 업체는 LCD로 수익 창출하는 동시에 차세대 제품을 준비할 시간은 번 셈”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부터는 LCD 가격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국도 OLED 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과 중국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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