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LG전자가 TV 신제품을 선보였다. ‘퀀텀닷나노셀발광다이오드(QNED)TV’다.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패널에 퀀텀닷(QD) 및 나노셀 필터를 부착했다. 백라이트유닛(BLU)은 미니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한다. 필터는 색재현력 미니LED는 명암비를 개선하는 용도다.
LG전자는 “QNED TV는 LCD TV 진화의 정점”이라고 했다.
경쟁사는 반발했다. QNED TV라는 명칭이 소비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과 브랜드를 혼용해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QNED TV 역시 LCD TV기 때문이다. 처음 나온 얘기는 아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이어졌다.
LCD 디스플레이는 2000년대 후반 큰 변화를 겪었다. BLU를 냉음극형광램프(CCFL)에서 LED로 변경했다. 기술 진화와 환경 규제 강화 탓이다. LED는 CCFL 대비 화질 향상과 디스플레이 두께를 줄이는데 유리하다. 제조 및 폐기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 배출이 줄어든다. 탑재 비용(제조원가)은 증가하지만 유지 비용(전력소모량)은 감소한다.
TV 업계는 CCFL BLU LCD TV와 LED BLU LCD TV 차이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고심했다. 당시 업계는 그동안 유지했던 ‘기술=명칭’ 원칙을 깼다. LED를 강조해 ‘LED TV’라고 지칭했다. 갈등과 오해의 출발이다.
현재 TV 명칭 중 ▲미니LED TV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TV ▲QNED TV 등은 브랜드와 기술이 불일치한다. ▲마이크로LED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TV 등은 브랜드와 기술이 같다.
기술 관점에서 LED 디스플레이는 LED를 발광원으로 쓰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LED의 크기와 배열에 따라 화면 크기와 화질, 디자인 등을 바꿀 수 있다. 이미 일상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디지털사이니지(광고판)와 공연 등에서 대중화했다.
가정에서 쓰려면 LED 크기가 작아져야 한다. 미니LED는 100~500마이크로미터(µm) 크기를 일컫는다. 마이크로LED는 50~100µm다. 일반LED는 500µm 이상이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TV를 상용화했다. LED 소재가 유기물이면 OLED다. 소재가 퀀텀닷(QD)이면 QLED 또는 QDLED다.
LED를 일일이 박아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때문에 LED 크기가 작아질수록 기술 난이도와 원가가 올라간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마이크로LED TV는 110인치 초고화질(4K)이다. 출고가는 1억7000만원이다. 시장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많다.
브랜드 관점에서 미니LED TV는 BLU를 일반LED 대신 미니LED를 사용한 제품이다. QLED TV LCD에 QD필터를 부착했다. 두 제품 모두 기술적 측면에서 미니LED 및 QLED와는 완전 다르다. QNED 역시 기술 용어라기보다는 마케팅 용어다. 나노셀은 LG전자가 개발한 필터다.
삼성전자는 QLED TV LG전자는 올레드TV가 주력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TV 1위 LG전자는 세계 TV 2위다. LG전자는 지난 2019년 삼성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행위로 제소했다. ‘QLED TV가 LCD TV임에도 불구 자발광 기술을 적용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케 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일방적 비방’이라고 일축했다. 양사 분란은 유야무야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QD디스플레이를 양산할 예정이다. 이 디스플레이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동안 기술 측면에서 QD디스플레이는 무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지칭했다. 하지만 지금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하고 있는 QD디스플레이는 청색(B) OLED와 QD컬러필터를 활용한다. 결국 OLED다.
향후 완전한 QLED가 나왔을 때 지금의 QLED와 차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도 숙제다. BLU가 있는(비자발광) 디스플레이와 없는(자발광) 디스플레이의 다른 점을 부각하는 것 이상을 설명해야 한다. 설명이 길어질수록 소비자의 눈을 붙들기 쉽지 않다. 소비자도 아는 만큼 본인에게 적합한 TV를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