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사실 경쟁사들이 멀티 클라우드를 선언할 때도 ‘AWS 하나라도 제대로 지원하자’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이맘때 대규모 장애가 발생하면서 AWS에 올인했던 고객들로부터 플랜B를 요구받았죠. 때마침 시리즈A 투자를 받으면서 시장에 경쟁력 있는 클라우드 MSP가 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지금은 클라우드 공급을 넘어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에 기여하는 파트너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이주완 메가존 클라우드 대표<사진 위>는 최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계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설립 22년차인 메가존은 1998년 설립 당시 웹 에이전시, 디지털 마케팅 사업으로 출발한 기업이다.
이후 2009년 클라우드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2012년엔 한국기업 최초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나섰다. 한때 ‘아마존이 메가존’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AWS의 국내 시장 안착에 힘을 보탰다. AWS 최초의 국내 프리미어 컨설팅 파트너, 아시아 최대 파트너, 올해의 파트너상 등을 휩쓸며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도 그 때문이다.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AWS 이외에 구글 클라우드, 알리바바, 텐센트, 그리고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메가존 클라우드라는 별도 법인을 세우면서 시스코, AWS, GE디지털 등에서 근무한 조원우 대표를 동반자로 맞으며 공격적인 시장 확대를 꾀했다. 조 대표와는 지난 7여년 간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함께 고민해온 사이다. 한때는 주말에 카페에서 6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 솔루션 기업인 나임네트웍스와 MS 파트너인 제니스앤컴퍼니, 락플레이스 클라우드 사업부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하이브리드 및 멀티 클라우드 역량을 확보했다. 에듀클라우드와 같은 에듀테크 기업를 인수해 버티컬 영역으로도 시장을 넓히고 있다.
LG CNS와 합작법인인 클라우드그램도 설립했다. LG그룹사의 클라우드 전환 등을 담당하는 클라우드그램은 설립 1년차인 올해 14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며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올해 6월부턴 KT와 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클라우드 공급으로 범위를 넓혔다. 불과 1달전엔 MS 기술 파트너인 ‘사람들과 사람들’ 인수를 완료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이외에 오라클, 엘라스틱, 그래프코어, 데이터독 등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및 SaaS도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메가존이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는 것은 결국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귀결된다. 이 대표는 “2020년 기준 국내 클라우드 전환율은 여전히 10% 내외로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특히 단순히 클라우드를 공급하는 역할을 넘어 디지털 전환 그 자체에 기여하게 되면 고객에게 미치는 밸류(가치)가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클라우드를 도입하면 비용이 절감되고 민첩성이 높아지며 글로벌 진출을 위한 플랫폼 확보가 가능하다는 예측 가능한 가치가 생기지만, 디지털 전환은 차원이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위기에선 비용절감과 민첩성, 그리고 위기대응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현재 메가존과 메가존 클라우드가 세운 전략은 ‘아이패드(i.p.a.d) 오퍼링’이다. 아이패드는 인프라(i), 플랫폼(p), 애플리케이션(a), 데이터(d)를 뜻한다.
조원우 메가존 클라우드 대표는 “사실 클라우드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도구일 뿐이고, 실제 가치는 데이터에서 실현된다”며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담아 아키텍터를 제대로 설계하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첫 발걸음이 된다”고 말했다. 메가존 클라우드 출범과 함께 별도의 데이터 조직도 만들었다.
조 대표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레이크 인프라부터 클라우드 네이티브와 데브옵스 플랫폼, CRM와 ERP와 같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지원하면서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키고 비즈니스 효율성과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근 메가존은 해외로도 눈을 넓히고 있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미국과 일본, 홍콩, 중국에도 지사를 마련했다. 당장은 해외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하지만 점차 해당 지역의 기업에게도 디지털 전환의 가치를 제공할 방침이다. 일본에선 시스템통합(SI) 전문기업인 이토추 테크노솔루션즈(CTC)와 자본 제휴 계약을 체결하고 합작법인을 설립, 일본 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플랫폼 내재화도 메가존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현재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는 멀티 클라우드 운영 관리 플랫폼 ‘스페이스원’은 내년 1분기 출시 계획을 갖고 있다.
2018년 시리즈A를 통한 480억원, 최근 14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까지 마쳤다. 시리즈B에는 NH농협은행과 한국투자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카카오인베스트먼트, KT인베스트먼트 등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주완 대표는“투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 및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자와 인수합병(M&A)도 지속할 계획”이라며 “디지털 전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역삼동 본사에 설립한 클라우드 교육센터를 통해 인력 배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AWS나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AI, 머신러닝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 중이다. 대학과의 협업을 통한 인력 풀도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24% 늘어난 5200억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메가존과 메가존 클라우드, 제니스앤컴퍼니 등 ‘메가존 패밀리’의 매출을 모두 합한 수치다. 작년엔 약 3000여개의 대기업과 게임사. 스타트업, 공공기관 등의 클라우드 도입과 디지털 전환을 도왔다.
이 대표는 “올해 매출(예상)은 전년보다 1000억원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오히려 줄어들면서 실적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내년 착공되는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사옥에 입주하는 2023년경 기업공개(IPO)를 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