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합병(M&A) 필요성을 주주에게 재차 강조했다. 최고경영자(CEO) 이석희 대표<사진>가 나섰다.
4일 SK하이닉스 이석희 대표는 ‘2020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인텔 비휘발성메모리솔루션그룹(NSG) M&A 목적과 효과를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20일 옵테인 사업을 제외한 인텔 MSG M&A를 발표했다. 2025년 3월 완료가 목표다. 인수대금은 90억달러(약 10조2400억원)다. 규제 당국 승인 직후 70억달러 최종 완료 후 20억달러를 분할 지급한다. 투자자는 우려가 컸다. 인수대금 부담이 크다고 평가했다. M&A 발표 후 주가는 약세다.
이 대표는 “경쟁사 대비 낸드 시작이 늦다는 약점이 있었다. 성장 변곡점에서 목표만큼 도약 속도를 낼 수 없어 아쉬웠다”라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기술력과 제품군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고 규모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키로 했다”라고 말했다.
또 “인텔을 인수하면 낸드 사업은 3년 내 자생력을 확보하고 5년 내 현재 매출의 3배 이상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정적 사업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인텔 SSD 점유율은 19.2%다. 세계 2위다. SK하이닉스 점유율은 8.0%다. 세계 1위는 삼성전자다 31.2% 시장을 차지했다. SK하이닉스와 인텔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27.2%로 삼성전자 턱 밑까지 도달한다.
이 대표는 “SK하이닉스와 인텔은 사업 범위가 거의 겹치지 않는다. 인텔 중국 공장은 플로팅 게이트 방식을 지속 발전시켜 테이터센터 공략하고 SK하이닉스는 모바일 등 기존 시장에 주력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낸드 투자도 시장 상황에 맞춰 지속한다”라고 전했다.
90억달러는 반은 현재 보유한 현금과 앞으로 나올 이익으로 조달한다. 반은 차입금과 자산 매각 등을 검토한다.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 지분 매각은 당장의 옵션이 아니다.
이 대표는 “인텔 인수대금 절반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및 영업현금흐름을 이용하겠다. 잔여분은 차입 및 자산 유동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중국 인텔 공장 향후 추가 투자는 자체 영업현금으로 충달 가능하다”라고 했다.
차진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키옥시아 주식을 옵션의 하나로 검토할 수는 있지만 인텔 자금 조달 목적으로 서둘러 정리할 필요가 없다. 중장기적 투자다”라며 “인텔 자금을 조달할 충분한 여력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주주환원정책 손상도 없다. 인텔 투자에 쓰는 자금을 배당 정책 등에 반영치 않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인텔 낸드 인수에 들어가는 재원과 주주환원은 별도”라며 “현금흐름에 반영 안 하는 것으로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관건은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를 품어 ‘1+1=2’ 이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다. 지적재산권(IP) 등 현재 기술 모두를 SK하이닉스가 갖지만 미래는 불투명하다. 인텔 인력을 지켜야 지속 발전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인텔 낸드 인수는 2021년 규제 당국 승인을 완료하면 1차로 SSD 인력이 소속을 바꾼다”라며 “인력이 인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인지하고 있다. 계약상 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2019년 CEO 취임 첫 날 기업가치 100조원을 목표로 얘기했다. 지금 목표 달성 전환점에 서 있다. D램과 낸드 강력한 양날개로 글로벌 톱 메모리업체로 성장하겠다”라며 “D램처럼 기적같은 턴어라운드 스토리를 낸드에서 재연하는 것을 지켜봐달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