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정부의 화웨이 거래 허가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다. 실익은 미미할 전망이다. 완제품은 디스플레이만 있다고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부품을 구매할 수 없는 화웨이가 디스플레이만 구매할 일은 없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상무부로부터 중국 화웨이 거래 허가를 받았다. 국내 업체 중 처음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는 아직이다. 해외 업체도 인텔 AMD 정도가 허가를 얻었다.
미국은 지난 9월 화웨이 제재를 강화했다. 미국 기술과 장비를 사용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팔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 기업이 아니어도 해당한다. 위반하면 미국과 거래 금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사정권에 들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패널 구동을 위한 시스템반도체(DDI, 디스플레이구동칩)가 들어간다.
이번 일이 알려진 직후 화웨이 숨통을 터줬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미국이 중국에 유화 신호를 보냈다고 보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는 산업에 관한 이해 부족이 불러온 오해로 여겨진다.
스마트폰 제조를 위해선 수백개의 부품이 필요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핵심부품이지만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1개만 없어도 생산이 불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 거래 재개가 의미가 없는 이유다. 모든 부품을 수급할 수 있어야 화웨이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폰만 보면 화웨이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D램 ▲낸드플래시 ▲이미지센서 등을 조달 못하는 상황은 그대로다.
특히 화웨이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을 고가폰에만 적용해왔다. 고가폰은 최신 사양을 적용한다. D램 낸드는 재고로 버텨도 AP와 이미지센서는 다르다. 자체 제조하든지 퀄컴 소니와 거래를 트던지 양자택일밖에 없다. 둘 다 불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허가를 얻었지만 거래는 쉽지 않다는 뜻이다.
미국 정부는 명분을 취했다. 미국 업체 외에도 허가를 내줬다. 화웨이와 중국의 실익은 막았다. 화웨이도 중국도 아쉬운 지점은 반도체다. 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 자립도 가능하다. ‘중국 디스플레이 +한국 반도체’는 가능해도 ‘중국 반도체+한국 디스플레이“는 어렵다. 화웨이는 삼성디스플레이보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와 위탁생산(파운드리)사업부와 거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