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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쇼핑은 누구와 경쟁하는가…공정위 판단은?

네이버쇼핑 첫 화면 갈무리
네이버쇼핑 첫 화면 갈무리
- 공정위 “다나와·에누리 등과 비교쇼핑서비스서 시장지배적 지위”
- 네이버 “시장 획정부터 잘못, 오픈마켓과도 경쟁”
-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서 네이버 14.8% 비중 차지”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공정위)가 네이버에 시정명령과 함께 267억원(쇼핑 265억원, 동영상 2억원)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6일 밝혔다. 쇼핑·동영상 분야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변경해 자사 상품과 서비스를 검색결과 상단으로, 경쟁사는 하단으로 내렸다고 판단했다.

네이버 측은 즉각 반발했다. 시장 획정부터 잘못됐다고 봤다. 공정위는 네이버쇼핑을 카카오, 다나와, 에누리 등 비교쇼핑서비스와 묶어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압도적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다고 봤으나 네이버 측은 여러 오픈마켓 사업자들과 경쟁하고 있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외부업체 조사결과를 들어 2019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총 거래액은 135조원으로 이 중 네이버를 통한 거래액의 비중이 14.8%에 지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네이버 측은 “공정위가 충분한 검토와 고민 없이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당사로서는 매우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공정위 결정에 불복하여 법원에서 그 부당함을 다툴 예정”이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오픈마켓은 단일 쇼핑몰 취급…입점업체 개별 취급은 안될 일”

공정위는 2013년 네이버가 동일 쇼핑몰 상품이 3개 이상 연속해서 노출되는 것을 제한하는 로직을 도입한 것 관련해 오픈마켓 전체를 단일 쇼핑몰로 취급한 것으로 보고 ‘차별행위’로 규정했다. 공정위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노출 비중이 오픈마켓 대비 크다고 봤다.

여기에서 입장이 갈린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오픈마켓 개별 입점업체와 달리 독립 스토어다. 판매자가 입점 여부를 판단한다. 그렇다고 오픈마켓 입점업체를 개별 쇼핑몰로 취급하면 더욱 많은 노출 기회를 부여하게 돼 종합쇼핑몰 등과 형평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 네이버 설명이다.

네이버는 오픈마켓 개별 입점업체를 입점시키는 것은 다양성 로직에 어긋난다고 봤다. 개별 업체와 계약관계도 없거니와, 입점 여부도 사업자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네이버 측은 “오픈마켓 전체를 단일한 쇼핑몰로 취급한 것은 네이버쇼핑과 계약을 체결한 것이 오픈마켓 사업자이기 때문”이라며 “입점업체를 개별 쇼핑몰로 취급하면 오픈마켓에 더 많은 노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며 종합쇼핑몰에 비해 오픈마켓 사업자를 더 유리하게 취급하는 것이 된다”고 부연했다.

◆스마트스토어는 독립 운영…스마트스토어 거래액 53.9% 불과

네이버에 따르면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는 독립 운영할 수 있다. 네이버쇼핑 입점 여부도 선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중 네이버쇼핑을 통한 거래액은 53.9%에 불과하다. 독립 쇼핑몰로 취급한 결과라는 게 네이버 입장이다.

네이버는 공정위가 제기한 자사 오픈마켓에 유리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변경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선 “검색 결과의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소상공인들에게 상품 노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쇼핑 검색 알고리즘을 수시로 개선해왔다”며 “조사가 이뤄진 2010년-2017년 사이에도 50여차례에 걸친 개선 작업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위는 50여차례의 개선 작업 중 5개의 작업만을 임의로 골라 마치 네이버쇼핑이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려 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스마트스토어 노출 개수를 제한하고 또 완화하는 조정 과정에 관련해선 “스마트스토어에만 적용된 불리한 조치를 다소 완화한 것을 두고 우대 조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동영상 속성정보 상세 안내, 기재 여부는 사업자마다 상황 다를 것”

공정위는 네이버 동영상과 관련해선 키워드 인입률의 차이를 지적했다. 검색 알고리즘을 전면 개편하고 이 사실을 경쟁사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상세히 안내했다”며 정면 반박했다. 동영상 속성정보(제목, 본문, 키워드 등)를 상세히 안내했고, 이를 입력, 활용하는 것은 사업자 판단이라는 것이다.

네이버 측은 “(검색 노출을 위한 속성정보 기재는) 적잖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작업이니만큼 사업자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며 “네이버와 검색 제휴관계에 있는 다른 여러 검색 제휴사업자들은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충실히 관련 속성정보를 입력해오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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