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던 TV 시장이 코로나19 덕에 살아날 조짐이다. 집에 있는 시간 증가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10여년째 이어진 삼성전자 LG전자 양강구도는 새로운 도전자를 맞았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가 TV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요동친 시장이 중국 업체 가세로 어떤 영향을 받을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 TV 판매량이 전년수준 이상으로 상승했다. 특히 75인치 이상 대형 TV 수요가 살아났다. 시장조사기관도 세계 TV 시장이 3분기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TV 시청 시간이 증가했다. TV 시청 증가가 TV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올 3분기 TV 시장 규모를 5688만3000대로 예상했다. 전년동기대비 3.8% 확대다. 전기대비는 25.4% 성장한다. 세계 TV 시장은 정체다. 2018년 2억2136만대 2019년 2억2292만대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는 9187만대에 그쳤다. 전년동기대비 7.7% 감소했다. TV 시장은 2분기가 비수기 4분기가 성수기다.
TV 수요 반등은 디스플레이 가격 추이에서도 엿보인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 8월 TV 패널 가격이 전월대비 10%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3분기 내내 가격 강세를 예고했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 구조조정이 겹쳤다.
TV 시장은 삼성전자 LG전자 양강구도다. 옴디아가 조사한 상반기 양사 점유율(금액기준)은 각각 31.3%와 17.0%다. 75인치 이상은 상반기 각각 50.3%와 20.5%를 가져갔다. 10여년째 같은 추세다. 삼성전자는 작년까지 14년 연속 1위다.
변할 것 갖지 않았던 이 시장도 코로나19가 흔들었다.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몸집을 키운 스마트폰 업체가 속속 뛰어들었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가 제품을 출시했거나 출시할 예정이다. 각각 작년 스마트폰 점유율 2위 4위 5위 업체다. 가장 먼저 진입한 샤오미가 코로나19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상반기 TV 시장 점유율 3%대에 진입했다. 격차는 있지만 TV 점유율 6위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3사 작년 스마트폰 판매량은 ▲화웨이 2억4050만대 ▲샤오미 1억2480만대 ▲오포 1억1510만대다. 전체 판매량 중 중국 비중은 ▲화웨이 59.1% ▲샤오미 32.2% ▲오포 59.4%다. 스마트폰처럼 중국만 잡아도 세계 시장 선두권 진입이 가능하다.
TV용 디스플레이 가격 결정권을 중국 업체가 쥐고 있는 것도 이점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으로 현재 자리에 올랐다. 디스플레이는 TV 원가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TV 역시 비슷한 길을 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