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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中 반도체 굴기…TSMC 인력 빼간 中 HSMC '흔들흔들’

- 20조 투입한 프로젝트, 자금 부족으로 중단…美 제재 강화도 악재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갈 길 바쁜 중국 반도체 업계에 제동이 걸렸다. 대규모 반도체 프로젝트가 자금 문제라는 암초를 만난 탓이다. 미국 제재에 이은 또 다른 악재다.

2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우한홍신반도체제조(HSMC)의 우한 반도체 공장 건설이 중단됐다. 생산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세우는 1단계 공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자금 부족으로 차질이 생겼다.

이번 공사는 우한을 반도체 허브로 만들겠다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총 1825억원위안(31조4794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1123억위안(약 19조3706억원)이 투입됐다. 2단계 공사도 계획됐지만, 1단계에서 중단되면서 시작도 못한 상태다.

자금 조달이 멈춘 이유는 HSMC가 환경 영향 보고서 등을 제공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과거 엔지니어링 회사와의 분쟁으로 착공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HSMC는 지난 2017년 설립된 회사다. 7나노미터(nm) 이하 공정 기반 반도체 제작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대만 TSMC 임직원을 다수 영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만 50명 이상을 빼간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난으로 현지 은행에 압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장비는 1500억원 이상이며, 네덜란드 ASML이 독점 공급한다.

현재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이루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달 초 중국 국무원은 반도체 제조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담긴 정책을 공개했다. 15년 이상 관련 사업을 하고, 28나노미터(nm) 이하 공정 기술을 보유한 업체에 최대 10년 동안 법인세를 면제해줄 방침이다. 이러한 지원은 중국 외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수혜 기업으로는 중국 최대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SMIC가 꼽힌다. SMIC는 최근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관리위원회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해당 법인은 28나노 공정을 소화할 생산라인 구축에 나선다. 완공 시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10만장 캐파를 갖춘다. SMIC는 국무원 가이드라인에 부합한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양쯔메모리테크놀러지(YMTC), 푸젠진화반도체(JHICC) 등이 힘을 내고 있다. 이들 업체도 향후 세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HSMC 사태로 기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타코마난징반도체기술은 대규모 정부 지원을 받아 출범했지만, 투자자 확보 실패로 지난달 파산했다.

여기에 미국 제재 강도가 높아진 점도 악재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각) 21개국의 38개 화웨이 계열사를 거래 제한 블랙리스트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미국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이용해 개발‧생산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납품할 수 없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지난 5월 공표한 수출 규제 개정안보다 강력한 견제다.

이번 조치로 제재 대상에 오른 화웨이 계열사는 총 152개로 늘어났고, 조립시설 4곳도 추가됐다. 앞서 화웨이는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린 칩’ 생산 중단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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