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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2차전지 장착’ 디이엔티, K배터리 상승세 이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최근 디스플레이 장비업계는 생존을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 국내 투자 감소로 중국 업체와 거래가 늘었고, 다른 사업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체질 개선에 나선 셈이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2차전지가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디스플레이 검사장비를 생산하는 디이엔티가 대표적이다. 레이저 기술을 활용, 2차전지 시장에 안착한 상태다.

부사장 출신인 배성민 대표가 이끄는 디이엔티는 지난 2001년 설립된 회사다. 창립 이후 검사기 관련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하는 등 국내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패널 제조사 포화로 주요 고객사의 투자가 줄면서 변화가 필요해졌다. 2014년 APS홀딩스가 경영권을 인수, 변곡점을 맞이했다. AP시스템 연구진과 레이저리프트오프(LLO) 등을 만들었고, 고객사 요청으로 레이저 노칭(Notching)장비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납품을 시작해 올해 수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디이엔티가 양산하는 노칭장비는 2차전지 핵심소재 양·음극 탭을 만드는 작업을 한다. 구체적으로 양극재와 음극재를 적절한 길이로 자르고 다듬는 역할이다. 이 탭을 쌓고, 사이사이에 분리막을 넣어주면 배터리 셀이 완성된다.

디이엔티의 제품은 칼처럼 자르는 프레스 노칭이 아닌 레이저를 활용한다. 지난 13일 경기도 오산 본사에서 만난 디이엔티 관계자는 “프레스 방식 대비 장력이 20% 미만으로 가동 중 파단이 적게 일어난다. 덕분에 설비 가동률이 5% 상승한다”며 “이물 발생이 미미해 깔끔한 공정 처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레이저 노칭으로 양·음극 모두를 처리할 수 있는 곳은 디이엔티가 유일하다. 음극 탭은 디스플레이 장비 방식을 응용했지만, 양극 탭은 레이저 소스를 변형한 장비가 필요하다. 디이엔티는 관련 특허를 보유한 상태다. 경쟁사는 음극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고객사는 LG화학이다. 지난 4월, 8월 등에 노칭 장비를 공급했다. LG화학도 프레스에서 레이저 노칭을 전환하는 단계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2020년 상반기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테슬라와 거래를 시작했고, 다수 고객사를 확보한 상황이다. 향후 디이엔티와의 수주 계약이 확대될 것이라는 의미다.

양사는 2차전지 소재를 쌓는 ‘스태킹(Stacking)’, 가스를 제거하는 ‘디개싱(Degassing)’ 등 공정에서도 협업할 계획이다. AP시스템이 탭들을 뭉쳐서 용접하는 ‘탭 웰딩’ 장비를 준비하고 있어, 시너지도 기대된다. 이렇게 되면 주요 공정 ‘턴키(Turn Key)’가 가능해진다.
디이엔티는 디스플레이 분야에도 힘을 준다. 지난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검사하는 어레이 테스터(Array Tester) 관련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해당 특허는 프로브카드 이송 모듈 및 시스템이 주된 내용이다. 프로브카드는 디스플레이 모듈과 검사장비를 연결, 전기적 특성을 검사할 수 있도록 하는 부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디이엔티에서 만드는 어레이 테스터는 카메라를 이용해 셀 검사를 한다. 한꺼번에 다수를 테스트, 공정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마이크로LED 관련 장비, 스마트팜 사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 업체 등 디스플레이 고객사가 다양하고, 스마트팜 장비 공급이 시작된 점은 긍정적이다.

한편 디이엔티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0년 2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41억1100만원, 38억9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6.9%, 전년동기대비 66.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259.0% 하락, 전년동기대비 적자전환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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