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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韓 반도체 생태계 구축 ‘가속화’…협력사에 1133억원 투자


- 에스앤에스텍 659억원·와이아이케이 473억원 유상증자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자가 국내 반도체 생태계 구축 속도를 높인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강조되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육성과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는 협력사 지원을 통해 공급망 다변화를 노린다.

31일 에스앤에스텍과 와이아이케이는 삼성전자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규모는 각각 659억3300만원, 473억3600만원이다. 삼성전자가 1100억원 이상을 협력업체에 투자한 셈이다.

에스앤에스텍은 블랭크마스크가 주력인 회사다. 해당 제품은 반도체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마스크 원재료다. 블랭크마스크는 석영(쿼츠) 위에 금속막과 감광막을 도포해 만들고, 여기에 회로패턴을 형상화하면 포토마스크가 된다.

시장 리더는 일본 업체들이다. 호야, 신에츠 등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극자외선(EUV)용은 호야가 독점하고 있다. EUV 공정을 도입한 삼성전자, TSMC 등도 호야의 마스크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EUV 활용도가 높아질 예정이어서, 대체 업체가 필수다.

에스앤에스텍 관계자는 “블랭크마스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을 통한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100억원 규모 시설투자를 결정, 사업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에스앤에스텍은 EUV용 펠리클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펠리클은 미세입자(파티클)로부터 포토마스크를 보호하기 위해 씌우는 박막이다. 포토마스크의 오염 방지 및 수명 연장을 위해 사용한다.
와이아이케이는 메모리 웨이퍼 테스터를 납품하는 업체다. 이 장비는 반도체 전공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양품 여부를 판정하는 역할을 한다. 웨이퍼의 전기적 신호를 확인하는 EDS(Electrical Die Sorting) 테스트를 수행한다. 불량일 경우 수리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일본 어드반테스트와 함께 삼성전자에 해당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017~2018년은 비슷한 비중이었다면, 지난해는 78%(와이아이케이)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일본의존도를 낮춘 셈이다.

와이아이케이는 자회사로 프로브카드 세라믹기판 업체 샘씨엔에스를 두고 있다. 프로브카드는 반도체 칩과 테스트 장비를 연결하는 장치로 해당 기판이 원재료다. 검사장비 부속품인 프로브카드에 장착된 프로브 바늘이 웨이퍼에 접촉, 전기 신호를 보내 불량 여부를 판단한다. 샘씨엔에스는 삼성전자가 활용하는 세라믹기판의 56%(2019년 기준)를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협력사 투자는 지난 2017년 솔브레인, 동진쎄미켐 이후 3년 만이다. 미국, 일본 위주로 형성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국내에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에 앞서 ‘K칩 시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이오테크닉스(고성능 레이저 설비를 공동 개발) ▲싸이노스(세라믹 파우더 및 리코팅 기술 내재화) ▲솔브레인(식각공정의 핵심소재 고선택비 인산을 개발) 등과 협업 성과를 냈다.

지난 4월에는 삼성전자는 원익IPS, 테스, 유진테크, PSK 등 국내 주요 협력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달부터 설비부품 공동개발에 돌입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주요 협력사 지원을 통해 공급망 다변화를 이루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드러난 투자”라며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일본 업체와의 거래는 불가피하지만, 국내 소부장 강화를 통해 어느 정도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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