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BOE는 오는 9월 공개될 애플의 ‘아이폰12’ 패널 초도물량 납품에 실패했다. 지난해 애플로부터 OLED 패널 공급사 지위를 획득했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부분도 삼성전자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 품질테스트를 통과 못 한 제품을 채용하는 데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요 모델 패널을 독점하면서 모바일용 OLED 분야 강자로 군림해왔다. 갤럭시S21까지는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다만 LG디스플레이와 BOE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멀티 벤더 구축을 원하는 고객사와 시장 진출을 노리는 패널 제조사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2맥스 일부 물량을 담당하게 됐다. 삼성전자도 원가절감 차원에서 BOE와 논의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무위로 돌아갔다.
연이은 실패에도 BOE의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BOE는 B12(충칭)와 B15(푸저우) 라인은 신규 추가, B7(청두)과 B11(멘양) 라인은 보완하는 등 동시다발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장악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아이폰12와 갤럭시S21 공급망 합류는 무산됐지만, 테스트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기술력이 어느 정도 올라왔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OLED 수준이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다. 아직 국내 업체에는 못 미치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면 내년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에는 BOE가 패널 공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1분기 모바일용 구부리는(Flexible) OLED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 79.4%를 기록했다. 이 기간 3680만장을 출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10.0%, 460만장), BOE(9.9%, 450만장) 등이 뒤를 이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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