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정보 속 쉬이 지나칠 수 있는 기술 이슈를 재조명합니다. 뛰어난 기술과 함께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정보기술(IT) 현안을 분석하고 다시 곱씹어볼 만한 읽을거리도 제공합니다. 기술과 세상이 만나는 지점을 따스한 시각으로 ‘클로즈업’하는 연중 기획을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넥슨(한국대표 이정헌)이 야심작 ‘바람의나라:연’을 15일 출시했다. 슈퍼캣(대표 김원배)과 공동 개발한 모바일게임이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바람의나라:연 접속 대기열이 생겼다. 오전 10시를 넘어서자 5만명이 넘게 접속 대기 중인 서버도 보인다. 최장수 PC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가 모바일로 나온 것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4년 역사’ 모바일에 담겼다
바람의나라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게임이다.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같은 기록으로 바람의나라를 넘볼 게임은 없다. 제주도 넥슨컴퓨터박물관에도 전시돼 있다.
넥슨은 지난 1996년 4월, 바람의나라를 정식 출시한 이후 수천번의 업데이트를 더해 지금까지 서비스를 끌어왔다. 물론 세계 최장수 온라인게임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인기가 식은 게임을 억지로 끌어온 것은 아니다.
지난 2016년, 바람의나라 20주년 오프라인 이용자 간담회엔 1200명이 몰렸다. 제한된 인원만 받았다. 주말 오프라인 행사에 1200명을 동원할 수 있는 국내 게임은 손가락에 꼽는다.
일각에선 ‘게임 서비스가 부진하면 접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를 내비친다. 이에 대한 넥슨 입장은 확고하다. 이용자 간담회 당시 넥슨 측은 “동시접속자가 서비스 초창기처럼 9명이라고 해도 넥슨이 존재하는 한 서비스는 지속한다”고 약속했다.
◆예스러운 2D그래픽 ‘눈에 띄네’
바람의나라:연을 접속해보면 옛 2D그래픽을 볼 수 있다. PC원작 감성을 그대로 살렸다. 그래픽 도트(점)를 찍어서 전면 재작업한 결과물이다. 쉽게 만든 게임이 아니다.
넥슨은 ‘국내성’, ‘12지신’ 등 원작의 맵과 몬스터를 100% 동일하게 적용하고 NPC(사람이 조작하지 않는 게임 속 캐릭터)와 텍스트 상호작용까지 리소스를 활용해 콘텐츠를 구현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바람의나라:연은 처음 접한 이용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최근 게임과 진행이 크게 다르지 않다. 버튼 시인성을 높이고 세로 화면 모드 최적화, 파티 플레이 강점을 녹여내기 위한 채팅 등 커뮤니티 기능 강화 등도 적용됐다.
◆‘원작 감성 그대로’ 국내만 보고 만들었다
넥슨에 따르면 바람의나라:연 국외 서비스는 예정된 계획이 없다. 잡을 계획이 없다는 게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 사실상 국내만 보고 만든 게임이다. 물론 국내 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인기와 반응을 끌어낸다면 계획이 달라질 수 있다.
넥슨은 바람의나라:연의 장기 흥행을 노린다. 당장 매출 확보를 겨냥한 게임은 아니다. 일부 국내외 게임들이 채택한 노골적인 페이투윈(돈을 쓰면 이길 수 있게 만든) 확률형 뽑기 상품 모델을 넣을 경우 마니아층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회사 측도 바라는 바가 아니다.
이 같은 다양한 측면을 생각하면 넥슨 바람의나라:연 같은 게임은 앞으로도 나오기가 쉽지 않다. 공식 홈페이지엔 ‘제대로 추억을 살려줘서 고맙다’, ‘눈물난다’, ‘개발자들 열정이 마음에 든다’ 등 칭찬하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