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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공포…세계 최대 ICT 전시회 ‘MWC2020’ 유탄 맞나?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위협에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유탄을 맞을 위기다.

오는 24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2020은 약 198개국에서 10만9000명 이상 참관객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중국 기업 발길이 몰리는 전시회로도 꼽힌다.

MWC2020을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이번 MWC에서 전시부스를 마련한 중국 기업만 약 218곳이다. MWC2020 최대 스폰서 화웨이를 비롯해 바이두, 차이나모바일, 샤오미, ZTE 등이 참여한다.

우한안티정보기술, 우한그리넷정보서비스 등 중국 우한에 소재를 둔 것으로 파악되는 기업들도 GSMA가 공지한 전시부스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기업뿐 아니라 미디어‧정부 관계자 및 참관객까지 포함한다면, 3만명가량 관람객이 중국에서 스페인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GSMA는 MWC 전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강행 방침을 내놓았다. 세계보건기구(WHO), 중국정부, 스페인 보건당국의 권고사항 등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WHO는 지난 달 30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중국 여행과 교역 제한을 권고하지는 않았다. 이에 GSMA는 ▲청소‧방역 강화 ▲위생용품 비치 ▲현장 의료 지원 ▲공중보건지침 안내 등을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국내외 IT기업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달 31일 스페인에서 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까지 나타난 만큼, MWC를 통한 전염병 확산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의 경우 중국발 여행객 입국을 금지하고, 항공 노선 중단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 후베이성 발급 여권을 가진 중국인 입국을 4일부터 제한한다.

국내 한 IT 기업도 이번 MWC에서 예정된 미디어 간담회 일정을 비롯해 매년 꾸려온 출장 기자단 계획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시부스 운용 인력과 의전 인원도 최소한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올해 MWC에 참석하는 국내 주요 대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기아차 등인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이 같은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IT 기업 관계자는 “MWC 일정과 참관 규모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고, 미디어 행사 등을 계획하기 여의치 않다”며 “혹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위험이 현실화됐을 때 기업에 미치는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이 참관 규모를 줄이는 이유는 행사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MWC가 열리는 기간 전세계에서 몰려오는 인파로 인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2017년 MWC 행사 수익은 당시 한화 6000억원에 이르는 5억유로로 추산됐으며, 2007년부터 10년간 바르셀로나가 얻은 경제적 효과는 5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MWC 개최로 스페인과 GSMA가 얻을 경제적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행사 강행으로 전염병 확산과 마주할 경우 국민 안전을 담보로 돈벌이를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재 본사 방침을 기다리는 상황이지만 위약금 등을 고려하면 자체적으로 행사를 취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니, GSMA에서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방안을 내놓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6일 대만 세계무역센터에서 개막할 예정인 대만 최대 게임행사 ‘2020 타이베이 게임쇼’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취소하기로 했다. 주최 측은 마스크 입장, 중국 후베이성 방문객 출입 금지 등 원칙을 내세우며 행사 개최 의지를 드러냈으나, 지난 달 31일 긴급 성명을 내고 올해 여름으로 행사를 연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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