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2019년 공기기관 및 지방공기업 중 민간 클라우드를 도입한 곳은 4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클라우드 도입이 본격화된 만큼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민간 클라우드 이용 대상을 확대하고 이에 따른 지원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지난해 467개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 중 40%에 달하는 187개 기관이 민간 클라우드를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 135개(39.9%), 지방공기업 52개(40.3%)가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 중이다.
정부는 2015년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클라우드컴퓨팅법)’ 제정 이후 공공부문의 선제적인 클라우드 도입에 박차를 가해왔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차 기본계획으로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 단계적 확대 ▲민간 클라우드 이용 선도 프로젝트 추진 등을 세웠다. 1차 기본계획을 통해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은 40%로 늘었으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추진체계를 정비했다.
정부는 ▲이용 대상 및 범위 확대 ▲서비스 전문 계약 제도 개선 ▲전자정부 클라우드 플랫폼 개발·적용 ▲행정업무시스템과 사무환경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전환 ▲공공기관 클라우드 도입 모델 다양화 등을 2차 기본계획으로 삼았다. 1차 기본계획으로 공공부문에 클라우드라는 ‘씨앗’을 뿌렸다면, 2차 기본계획은 시장이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물주기’ 단계다.
특히 공공부문 클라우드 이용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통한 가명정보 개념 도입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공공부문 민간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기존 ‘안보, 수사·재판, 민감정보 처리 또는 개인정보 영향평가 대상 이외의 시스템’이었던 이용 대상 정보 시스템을 ‘안보, 수사·재판, 행정기관의 내부업무처리 목적의 정보시스템 이외의 시스템’으로 바꿨다.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준하는 처리를 가하면 민감정보 처리와 개인정보영향평가 대상 시스템까지 민간 클라우드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이용 가능 민간 클라우드는 보안인증을 받은 인프라형 소프트웨어(IaaS)와 SaaS만 이용할 수 있었던 것에서 간편등급 보안인증된 SaaS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각급 학교에서 교육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는 보안인증되지 않은 서비스 이용도 가능하다.
공공부문 클라우드 확장은 숫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 467개 대상인 민간 클라우드 이용 대상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까지 포함한 1933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늘어난 범위만큼 예산도 증가했다. 올해 클라우드 이용 예산은 8284억원으로 전년대비 9.4%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민간 클라우드 1888억원(22.8%)▲자체 클라우드 2842억원(34.3%) ▲G-클라우드 3554억원(42.9%) 등으로 구성됐다.
홍사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터넷진흥과장은 클라우드 도입이 비용절감이라는 측면에서 고도화된 기술 구현이라는 측면이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는 단순히 클라우드의 이용률을 높이는 것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클라우드를 통해 어떤 혁신적인 서비스를 구현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공공부문 클라우드 도입사례 중 하나가 ‘클라우드 기반 AI 보건소’다. 서울 은평구 보건소는 AI 기술을 활용해 의료영상을 분석하는 ‘AI 영상분석 서비스’를 도입했다. 식약청 인증을 획득한 AI 기술로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폐질환 진단을 보조하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엑스레이 영상을 97%의 정확도로, 20초 만에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판독에 24시간 이상 걸리던 것을 혁신적으로 줄였다.
은평구 보건소에서 성과를 거둔 이 서비스는 전국 보건소로 확산할 계획이다. 클라우드로 구축돼 별도의 장비 없이 1~2주 내에 도입할 수 있고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품질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전국 254개 보건소 소속의 영상의학 전문의가 10여명에 불과해 비전문의가 영상판독을 해야 하거나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야 했던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은주 NIA 공공클라우드지원단장은 “요즘은 기업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공공서비스에도 빠른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매일 진화하는 ‘애자일 정부’가 되려면 번잡하고 귀찮은 것은 클라우드에 맡기고 공공은 본연의 일에 집중하는 디지털 혁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