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지난해 돌돌 마는(Rollable, 롤러블) 기기와 접는(Foldable, 폴더블) 기기가 연이어 등장했다. 기술 혁신의 향연이다. 비슷한 시기에 공개되면서, 두 기술은 비교 대상이 됐다. 롤러블과 폴더블 중 만들기 더 어려운 제품은 무엇일까.
“롤러블TV도 만든 회사가 폴더블폰 못 만들겠나.” 지난 7일(현지시각)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2020’에 참석한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남긴 말이다.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사실 롤러블과 폴더블 모두 구현하기 쉽지 않다. 폴더블폰은 삼성전자가 이미 판매 중이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일을 4월에서 9월로 늦춘 바 있다. 화웨이와 모토로라 등의 제품은 불완전한 상태다. 롤러블TV는 일본 샤프도 도전장을 냈지만, 상용화는 아직이다. LG전자 역시 출시를 미뤘다.
◆롤러블, 접는 부분 많아 어렵다
LG전자는 CES2019에서 롤러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TV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공개 당시 연내 출시가 목표였지만, 일정이 연기됐다. 올해 2분기가 유력하다. 스마트폰에서는 탈착식 듀얼스크린을 적용했다. 올해 역시 같은 기조를 유지한다.
권 사장은 “폴더블보다 롤러블에 스트레스가 많다. (롤러블TV) 품질검증과 신뢰성 확보에 시간을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회적으로 롤러블이 더 까다롭다는 점을 드러냈다.
롤러블은 패널 전체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접는 부분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자연스럽게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폴더블, 곡률 낮추기 어렵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출시했다. 다음달에는 두 번째 폴더블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폴더블폰은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에 포함되는 분위기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반대 의견을 냈다. 두 기술의 차이를 도화지로 비유했다. 그는 “도화지를 돌돌 말 때와 도화지를 반으로 접었을 때를 비교하면 된다. 접었을 경우 반대로 접어도 원상복구가 잘 안 된다”고 언급했다.
폴더블은 접히는 부분의 물리적 스트레스에 집중하면 된다. 대신 접히는 부분의 곡률(곡선의 휘는 정도)을 최소화, 양면 사이 빈틈을 만들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다른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롤러블과 폴더블 모두 적용하기 어려운 기술임은 분명하다. 가능한 업체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정도”라며 “(두 기술 비교는) 누가 더 뛰어나다기보다는 회사별 사업계획에 따른 관점 차이에서 비롯된 이슈”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