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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되는 EUV 공정…안착 해결 과제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가 계속되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에 도달했다. 이는 극자외선(EUV) 기술 도입으로 이어졌다. 주요 업체를 중심으로 EUV 공정이 적용되고 있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메인 공정으로 자리 잡기 위한 해결 과제가 남은 탓이다.

반도체 회로는 웨이퍼에 빛을 쏘아 새긴다. 이를 노광 공정이라 부른다. 회로 간격이 좁을수록 ▲신호처리 속도 향상 ▲동작 전압 및 대기 전압 감소 ▲웨이퍼당 칩 생산량 증가 등의 이점이 생긴다.

선폭을 줄이려면 빛의 파장을 좁혀야 한다. 붓이 얇아질수록 섬세한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공정에서 EUV를 도입하는 이유다. EUV 파장 길이는 13.5나노미터(nm)다. 불화아르곤(ArF) 공정의 14분 1에 불과하다.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데 적합한 것이다.

다만 EUV 도입에는 장애물이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공정이 바뀌는 만큼 장비, 소재, 라인 설계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 ASML이 공급하는 EUV 장비 1대 가격은 1500억원에 달한다. 노광 공정에서 ‘모양 자’ 역할을 하는 포토마스크 역시 EUV용은 5억원으로 가격이 높다. 포토마스크를 보호하는 펠리클을 활용하면 비용 절감이 가능하지만, EUV용 개발은 아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일부 업체들을 제외하면 비용 측면에서 EUV 공정을 도입하기 쉽지 않다”며 “가격 안정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활용하는 곳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UV 관련 장비, 소재를 공급하는 업체가 한정적이라는 점도 방해 요소다. ASML 외에도 니콘, 캐논도키 등 일본 업체들이 노광장비를 양산한다. 다만 EUV 분야는 ASML이 독점이다. ASML은 올해 26대, 내년 35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물량이 많지 않아 삼성전자와 TSMC가 외에는 확보가 어렵다.

소재도 상황은 비슷하다. EUV용 블랭크마스크는 일본 호야가 독점 납품한다. 블랭크마스크는 포토마스크의 원재료다. EUV용 포토레지스트 역시 신에츠, JSR, 도쿄오카공업 등 일본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초고순도 제품이 필요해 대체 불가다. 일본 수출규제 이슈로 불거진 문제다.

기술적인 이슈도 남아있다. 전용 펠리클이 없는 것은 물론 검사장비 등도 마련되지 않았다. 상용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율도 낮다. 퀄컴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물량을 맡겼다가 수율 문제로 취소했다는 소문이 전해지기도 했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EUV 공정은)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다” 며 “현재 도입한 업체들은 리스크를 안고서 시작한 상황이다. 수율도 보장할 수 없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현재 EUV를 도입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 1~2위 업체다.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적용했고, TSMC가 EUV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EUV 공정 제품을 출하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화성 EUV 라인이 본격 가동된다. 최근 TSMC도 EUV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양산했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와 인텔도 EUV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 M16 공장에 EUV 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인텔도 2021년 EUV 공정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파운드리 업체와 달리 신공정 홍보에 적극이지 않을 뿐, 자체적으로 도입 준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EUV 보급이 확대되려면 2년 정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면서도 “비용, 기술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적용 시점이 늦춰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활용 중인 EUV 기술은 메모리반도체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D램 공정이 2세대 10나노급(1y)에서 3세대 10나노급(1z)로 미세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메모리에서도 초미세공정 수요가 생긴다는 의미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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