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사진>가 연임됐다. SK그룹은 올해 말 3년 임기 완료를 앞두고 있던 박정호 대표를 재신임했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지난해 재편한 ▲이동통신(MNO) ▲미디어 ▲보안 ▲커머스, 4대 사업에서 본격 과실을 거두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MNO와 신사업에서 각각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간소화된 체계를 구성한 한편, 미디어와 보안사업부장 자리에는 새 인물을 등판시켰다.
5일 SK텔레콤은 2020년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시행했다. SK그룹과 마찬가지로 ‘안정 속 변화’로 축약되는 이번 조직개편에는 5G와 신사업에서 빠른 성과를 창출하라는 주문이 담겨 있다. ◆비무선분야 매출비중 45%↑ MNO‧신산업 분리 육성=앞서, SK텔레콤은 정보통신기술(ICT) 4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지난 3분기 비무선분야 매출비중 45%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미디어, 보안, 커머스 사업도 성장세다. 최근 SK텔레콤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카카오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통신을 넘은 ICT 융한산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SK텔레콤은 MNO와 신사업을 분리했다. MNO는 통신사 본연의 이동통신사업으로, 200만명 가입자 돌파를 앞둔 5G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사업은 미디어‧보안‧커머스를 비롯해 모빌리티‧광고‧데이터 등이 포함된다.
SK텔레콤은 이분화한 지원체계를 구성해 MNO와 신사업이 각각의 성장산업에 주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MNO는 ‘Corp1’ 센터가, 신사업은 ‘Corp2센터’가 지원한다. 각 센터는 경영계획뿐 아니라 예산, 인력 채용, 평가체계까지 자체적으로 설계‧운영할 수 있는 독립성을 지닌다.
여기에 복잡한 조직체계까지 간소화했다. 임원부터 대표까지 의사결정 구조를 3단계를 넘지 않도록 정비했다. 또한, 성장성을 판단해 디지털 광고, 게임, 클라우드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SK텔레콤은 “5G와 성장사업에서 성과를 극대화해 기업가치를 올리고, 과실을 거두겠다는 의미”라며 “4대 사업부문은 그대로 유지되며, 결과를 실체화하기 위해 부스터를 달아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SKB 최진환 대표, ADT캡스 박진효 대표 선임=이와 함께 4대 사업부문 수장 변화도 일어났다. 우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대표를 겸임해 온 박 대표는 SK브로드밴드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와 합병하는 만큼, 새로운 미디어사업부장에게 역할을 넘겨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최진환 ADT캡스 대표 겸 보안사업부장이 SK브로드밴드 대표 겸 미디어사업부장으로 선임됐다. 최진환 대표의 관리 역량을 높이 샀다는 후문이다. 인수 후 통합작업(PMI) 등을 앞두고 있으니, 티브로드와 합병 이후 경영관리 최 대표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최 대표가 금융전문가이기 때문에, 증시 재상장에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DT캡스 대표 겸 보업사업부장 자리는 박진효 ICT 기술센터장이 차지했다. 박진효 대표는 ADT캡스, SK인포섹, NSOK, IDQ에 이르기까지 물리보안, 정보보안, 양자보안 등을 아우르는 보안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보통 보안사업 수장은 영업에 특화된 인물을 보내기 마련인데 대표적인 기술 전문가인 박 대표를 자리에 앉혔다는 것은, 보안사업에 ICT를 융합한 새로운 사업모델과 기술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이상호 11번가 대표 겸 커머스사업부장은 SK컴즈 대표도 겸임한다. 이상호 대표는 포털 경험이 있기 때문에, SK컴즈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SK텔링크 대표는 PS&M 최영석 대표가 선임됐고, 허선영 통합유통센터장이 PS&M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눈에 띄는 또 다른 인물은 에릭 데이비스 글로벌 AI 개발그룹장으로, 이번에 신규 임원으로 선임됐다. 미국인인 데이비스 그룹장은 UCLA 언어심리학을 전공한 후 카네기멜로대학교 언어기술 석사를 수료했다. 2008년 NHN 매니저, 2013년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을 역임한 후 올해 SK텔레콤 테크 프로토타이핑 그룹팀장으로 입사했다.
박 대표는 “내년부터 ICT패밀리사 모두의 고른 성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뉴 ICT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