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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19] 20대 국회 과방위 국감 종료…끝내 떼지 못한 불량 상임위 딱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20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21일 종료됐다.

불량 상임위, 식물 상임위 평가를 받는 과방위는 마지막 국감에서도 '불량' 딱지를 떼지 못했다. 여야간 무한정쟁은 여전했다. 현안논의는 몇몇 의원들을 제외하면 찾기 어려웠고 방송 및 언론의 중립성과 조국 전장관과 같은 정치적 이슈가 매해 국감을 지배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만들어진 미래창조과학부가 문재인 정부 들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름을 바꾸면서 국회 상임위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에서 과방위로 변경됐다.

과학과 ICT, 방송 미디어를 다룬다는 점에서 이름만 바뀌었을 뿐 내용은 미방위나 과방위가 같다고 할 수 있다. 외형은 과방위로 바뀌었지만 내용은 미방위 시절 낙제점 그대로였다. 미방위와 비교해 변한 것이 없다는 질타 속에 하반기 과방위원이 대폭 교체되면서 일하는 과방위를 외쳤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 과학·정보·방송·통신 중 방송이 국감 장악=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말 그대로 과학과 ICT 방송과 통신을 다루는 상임위다. 하지만 국감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슈는 방송이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의 경우 매년 방송이나 포털 관련 이슈로 싸움만 하다가 끝나기 일쑤였다. 모두 보도, 뉴스 공정성 여부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섰다.

지난해의 경우 댓글 등 드루킹 논란으로 포털 대표들이 십자포화를 맞았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이해진 네이버 최고투자책임자(GIO)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댓글 질의에 진땀을 빼야 했다. 이해진 GIO는 올해 국감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될 뻔 했다. 국감 이후 실시간 검색어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해 증인 채택에서 제외될 수 있었다.

방통위 국감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짜뉴스가 주요 쟁점사안이었다. 허위조작정보는 규제해야 한다는 여당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야당이 맞붙었다. 자유한국당은 한상혁 위원장이 가짜뉴스를 명분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주장했고 여당 의원들은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해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맞섰다.

또한 한국당 의원들은 "tbs가 좌파의 해방구가 됐다"며 tbs 교통방송의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친정부 보도 논란에 대한 여야 공방도 만만치 않았다. 이 과정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강택 tbs 사장의 답변태도에 야당 의원들은 “가르치려 든다”며 국감 도중 퇴장하는 촌극을 보이기도 했다.

방송과 보도의 공정성, 중립성은 중요한 가치지만 특정 세력의 유불리만 따지는 의원들의 모습에서 순수한 의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정치에 매몰된 과학기술과 ICT=정치적 공세 역시 매년 반복됐다.

미방위 시절에도 과학과 ICT와는 무관한 차은택, 미르, K스포츠재단 이슈가 자리를 잡기도 했다. 방송 보도 외압과 관련해 여야, 또는 증인들과 의원들과 고성 역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슈가 온 상임위 국감을 휘감았다. 2일 과기정통부 국감에서는 조국 전 장관 의혹과 관련한 증인 출석 여부를 놓고 여야가 맞섰다. 과학기술 출연연 국감에서는 조국 전 장관 딸 논문 이슈가, ICT 산하기관 국감에서는 버스 공공와이파이 사업 부당수주 의혹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과학기술과 ICT를 다루는 과방위도 ‘기승전 조국’을 피할 수 없었다.

방통위 국감 역시 예전과 다를 것이 없었다. 올해 국감에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정치편향성을 계속해서 지적해왔다. 4일 방통위 국감에서 노트북에 '가짜 위원장 한상혁은 즉시 사퇴하라!'는 유인물을 붙이더니 21일 종합감사에서는 ‘위법 5관왕 한상혁 아웃(OUT)’ 유인물을 노트북에 붙이며 한상혁 방통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자유한국당은 한상혁 위원장이 증인선서와 업무보고를 하는 동안 고개를 돌리는 퍼포먼스까지 펼쳤다.

정쟁에 자정넘기기 일쑤…후속조치 없는 정책질의 반복=과방위 국감은 1박2일 국감으로 유명하다. 과방위 전신인 미방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시절부터 오전 10시에 시작해 자정을 넘기기 일쑤였다. 올해도 과기정통부 본부감사가 자정이 다돼서 끝나는 등 전통(?)을 이어갔다.

얼핏 보면 피감기관에 대한 국감을 충실히 하는 것 같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다. 오전에 의사진행발언 등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점심 이후에는 정치적 정쟁으로 시간을 낭비했다. 앉아있는 시간이 길다고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니듯 싸움하느라 국감이 길어진 사례였다.

실제 조국 사퇴 이후 정쟁거리가 줄어들자 18일 과기정통부 종합감사는 오후 9시경에 끝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물론, 정책질의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올해 국감에서는 구글 등 글로벌 CP와 국내 CP간 역차별 문제가 심도 있게 다뤄졌다. 여야 할 것 없이 문제점을 지적했고 법제도 개선에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역차별 문제는 하루이틀 거론된 것이 아니다. 2018년 과방위 국감에서도 같은 문제점이 충분히 다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해결을 위한 입법 활동에 미흡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에 불과했다.

특히, 올해 과방위 국감 증인 중 가장 많은 질의를 받은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2018년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같은 질문, 같은 질타를 받았다. 국회와 정부가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구글,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는 내년 국감에도 출석할 수 밖에 없다.

일부 국회의원들의 자질문제 역시 반복됐다. 전문성 부족에 자화자찬식 질의, 피감기관 및 증인에 호통치고 답변기회를 주지 않는 모습 역시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없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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