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자유한국당 의원 전원이 양승동 KBS 사장 불출석에 반발해 집단 퇴장했다. 결국 과방위는 반쪽짜리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를 받게 됐다.
15일 국회 방통위 업무보고 시작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양승동 KBS 사장 불출석을 문제 삼으며 여당과 각을 세웠다. 자유한국당은 KBS 사장 출석 아래 방통위 업무보고를 진행해야 하며, 추후 청문회까지 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은 “여야 3당 간사 합의로 1주일 전 출석을 결정했는데, 하루 전 문자로 불출석을 통보한 점은 국회를 무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엄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KBS 사장 출석 없는 방통위 업무보고는 의미 없다. KBS 사장 출석한 상태의 방통위 업무보고를 열어야 하며, 덧붙여 자유한국당 의원 전원은 KBS 청문회 추진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국회 과방위는 3당 간사 협의를 통해 양승동 사장의 참석을 요청했다. ‘시사기획 창’을 둘러싼 보도외압 논란을 비롯해 기자 보복성 징계 및 적자 경영 등의 현안을 다룰 계획이었다.
불출석과 관련해 KBS는 사실 확인이라는 명목으로 공영방송 사장에 대한 수시 출석 요구가 정당화된다면 프로그램 제작 개입으로 작용할 수 있어 방송의 자유와 독립에 대한 훼손을 초래할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또,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특히, 과방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과 KBS 공영노조, 일부 시민단체 등이 청와대 윤도환 국민소통수석을 고발한 상태라 과방위에 출석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에 KBS는 정기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 외압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KBS가 직접 설명해 깔끔하게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해 출석에 동의했다”며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고발인이고 양 사장은 피고발인(에 준하는) 신분이기 때문에 수사 중 법적 다툼이 생길 수도 있어 질의에 대한 답변이 부적절하다는데 동의한다”고 KBS 입장에 손을 들었다.
KBS 사장 불출석과 관련해 여야 입장이 갈리자, 이 과정에서 고성과 반말‧막말 등이 오가기도 했다.
박성중 의원(자유한국당)은 “(KBS)는 청와대, 민주당을 위한 방송”이라고 비난했고,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불만을 표시했다. 박 의원은 “조용히 해”라고 받아쳤다. 이 의원은 “어디서 반말이냐”고 큰 소리를 냈다.
이를 중재하기 위해 노웅래 위원장은 방통위 업무보고를 진행하는 한편, KBS 사장 출석 문제를 3당 간사가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KBS 사장은 불출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방통위 업무보고까지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신용현 의원(바른미래당)도 “KBS 사장을 다시 출석시켜야 한다. 하지만 방통위 업무보고도 있다”며 “파행으로 가는 것 또한 좋은 일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김종훈 의원(민중당)도 “충분히 논의해 간사 협의하고, 회의는 진행해야 한다”며 “그동안 많이 놀았다. 회의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
이러한 논쟁이 1시간20분가량 이어졌고, 오후 4시20분경 방통위 업무보고가 재개됐다. 하지만, KBS 사장 없는 방통위 업무보고에 참석할 수 없다고 나간 자유한국당 의원 전원은 오후 5시45분 회의가 끝날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