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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아현국사 사태 재발 안돼”…통신재난 대응훈련 현장 가보니

테러가 발생하자 국정원에서 상황해결을 위해 출동했다.
테러가 발생하자 국정원에서 상황해결을 위해 출동했다.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테러범이 KT 혜화국사 지하에 침입해 통신구에 폭탄을 투척했다. 한순간에 광케이블 80조, 동케이블 46조, 지역망 90여개 시스템이 마비됐다. KT는 즉각 상황판단회의를 열고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곧바로 과기정통부는 경찰, 군, 소방서 등과 협력해 테러제압 및 피해복구를 진행했다. 자칫 통신대란으로 이어질 뻔했지만 자동화된 통신망 우회소통 및 이동통신사간 로밍서비스 및 와이파이 개방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는 3일 오후 KT혜화국사에서 통신재난 대응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KT혜화국사 통신구에 테러가 발생해 유·무선 통신망이 두절된 상황을 가정했다. 과기정통부(정부과천청사)와 KT(혜화국사)가 동시에 대응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특히, 국정원과 소방서, 경찰서 등 통신재난 대응 관련 유관기관이 합동으로 훈련을 실히했다. 대테러 진압부터 긴급조치 및 피해복구까지 실제상황을 가정했다.
통신장애 해결을 위해 구성된 사고수습본부
통신장애 해결을 위해 구성된 사고수습본부

지난해 11월 24일 발생한 KT 아현국사 화재 사건을 계기로 통신재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후 정부는 통신재난 대응체계 강화를 위한 대책을 수립해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통신재난 훈련은 그 간의 개선사항이 실제로 현장에 적용해서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테러 발생에 대한 현장통제 및 진압은 국정원, 경찰, 군, 소방서 등이 맡았다. 테러사건을 종료한 후 이번 훈련의 핵심인 통신망 복구가 시작됐다.

과기정통부와 KT는 단계별 시연을 통해 통신망 장애 해결방안을 선보였다.
통신장애 해결을 위해 kt 직원들이 복구를 시작했다.
통신장애 해결을 위해 kt 직원들이 복구를 시작했다.

먼저 테러 진압이후 정보통신분야 경계단계가 발령되고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급하게 구성됐다.

KT는 사고 직후 손상된 인터넷과 IPTV, 이동통신망은 구로국사 망 이원화를 통한 트래픽 우회로 해결했다. 또한 국제전화 망은 부산과 대전국사의 망 이원화를 통해 트래픽을 우회시켰다. 일반전화는 과천국사 망 이원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통신망 마비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LTE 라우터가 투입됐다.

문제는 혜화국사가 직접 담당하는 종로 일대의 장애였다.

여기서부터는 통신사간 협업이 위력을 발휘했다.

먼저 비밀번호가 걸려있는 이동통신사들의 와이파이가 즉각 개방됐다. 재난 발생지역의 경우 가입 통신사와 없이 타 통신사의 와이파이 망도 이용할 수 있었다. 또한 이동통신 로밍서비스도 가상으로 실시했다. 이통사간 로밍서비스는 협상 등 절차가 복잡하지만 재난 발생시에는 재난로밍 인증을 통해 유심 및 단말기 교체 없이 타사 이동통신 망을 이용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에 시연한 이동통신 로밍 서비스를 올해 12월 상용망에 적용할 예정이다.

유영민 장관은 "지난해 아현국사 화재는 단순히 전화가 끊어지는 불편함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교훈을 줬다"며 "통신재난 대응은 관련제도 개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재난대응 인력이 재난이 발생한 긴급한 상황에서 개선된 사항들을 바로 적용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장관은 "시스템으로 뭘 만드는 것은 쉬울지 모르지만 상황이 발생했을때 일사분란하게 반응하게 하는 것은 훈련밖에 없다"며 "오늘 훈련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보완하고, 앞으로도 정기적인 훈련을 실시해 통신재난 대응체계가 강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노웅래 과방위원장, 황창규 KT 회장(왼쪽부터)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노웅래 과방위원장, 황창규 KT 회장(왼쪽부터)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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