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이 계속된다. 하반기에 회복한다는 업계 전망이 무색할 정도다.
2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 고정 거래(기업 간 대량 거래)가격은 3.75달러다. 4월(4.00달러)보다 6.25% 떨어진 수준이다. 올해부터 이어진 두 자릿수 하락세는 끝났지만, 4달러 선이 붕괴됐다. 이는 지난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D램 고정 거래가격은 지난해 4월 8.19달러까지 치솟았다. 5개월 동안 유지되다가 같은 해 10월(7.31달러)부터 떨어지기 시작, 현재에 이르렀다. 정점에 비해 54.2%가 떨어진 것이다.
메모리카드, UBS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4월(3.98달러) 이미 4달러 선이 무너졌고, 지난달에는 3.9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2017년 8월(5.78달러) 이후 가격 상승은 전무하다.
D램익스체인지 측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D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양국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올해 하반기 D램 가격은 당초 예상보다 더 심하게 흔들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는 “주요 업체들이 수요 약화로 재고 조정을 시작했다”면서 “제품 수요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고 압력을 완화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올해 1분기 실적 충격(earning shock,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4.6% 급락했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메모리도 각각 26.3%, 22.5%, 31% 줄었다.
주요 반도체 업체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상저하고’ 흐름을 예상했다. 상반기 부진을 딛고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D램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업계 기대는 실현되기 어렵다”며 “내년 2분기는 돼야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업황 회복이 더딘 상태”라며 “시장에서도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내려잡고 있다. 하반기 반등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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