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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제 버릇 개 못준다더니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제 버릇 개 못준다더니,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일정이 줄줄이 취소됐다. 20일 법안1소위에 이어 22일 2소위 역시 취소됐다.

특히, 2소위에서는 통신방송 업계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논의될 예정이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클 뿐 아니라 당사자인 KT의 경우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유료방송 M&A에서 아예 배제될 수 있는 만큼, 촌각을 다투는 의제다. 하지만 규제가 일몰된지 반년이 훌쩍 넘었는데 재도입할지, 규제를 없앨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쟁점법안에 따른 파행을 막기 위해 소위를 나누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미방위 시절부터 내려오고 있는 ‘식물상임위’, ‘불량상임위’라는 오명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면서도 정치인들답게 책임 떠넘기기는 선수들이다.

사단은 1소위에 상정할 법안을 조율하면서 발생했다. 원자력 관련 법안 상정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21일 민주당과 한국당은 각각 성명서를 내고 서로를 비난하기 바빴다.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당은 민주당이 법안소위와 KT화재 청문회 일정을 연계시키려 한다며 KT와의 유착을 의심했고 민주당은 한국당이 KT 청문회를 하지 않으려 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서로 합의를 깼다며 맹비난 중이다. 법안처리와 국민은 이미 안중에도 없다.

통신대란을 불러온 KT 아현국사 화재 청문회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27일 예정된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청문회 실시계획서가 채택되지 못하면 청문회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지난 14일 어떤일이 있더라도 계획서를 채택하겠다고 중지를 모았지만 지금 분위기로 보면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때도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할 것이다.

“국민 부담은 낮추고 안전을 높이는 입법 요청이 시급하다. 생산적인 상임위 만들도록 앞장서겠다”

“과방위는 항상 싸우는 위원회라는 불명예 딱지를 갖고 있다. 이러한 딱지를 떼고 결실 맺는 상임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피 상임위, 악명 높았던 상임위다. 여야 관계없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상임위가 되기를 바란다”

“여야 협치를 통해서 생산적인 위원회가 됐으면 한다.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많은 일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반갑다. 상식이 통하는 상임위가 되면 많은 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일하는 과방위가 됐으면 한다. 저도 일조하겠다”

“국가경제 미래를 위해서 좋은 성과 내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과방위에서 다루는 정책을 보니 오늘의 결정이 5년 10년 후에 결실을 맺는다는 점에서 한국 미래 선도하는 비전과 목표의식 갖고 일해야 할 것 같다”

과방위 주요 여야 위원들이 지난해 하반기 원 구성 이후 첫 회의에서 발언한 것들을 모은 것이다. 창피할까봐 이름은 뺐다. 대부분이라고 보면된다. 불량 상임위 책임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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