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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유료멤버십' 전쟁…“달콤하지만 독묻은 사과” 우려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이커머스 업계 마케팅 전쟁이 기존 ‘할인쿠폰’에서 최근 ‘유료멤버십’으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베이코리아, 쿠팡, 티몬, 위메프가 유료 멤버십 제도를 운영 중이다. 11번가와 인터파크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클럽’은 이미 지난해 말 회원 100만명을 돌파했다. 쿠팡도 ‘와우클럽’ 출범 3개월 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통상 유료멤버십 제도는 고객이 멤버십 회비를 내고 가입하면 그 이상 혜택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고객을 특정 플랫폼에 잡아두는 ‘락인’ 효과를 내 진성고객을 늘릴 수 있다. 이용자가 해당 서비스에 이미 매몰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에 사용률이 높아지는 효과를 낸다. 실제로 유료 멤버십 고객은 일반 고객 대비 구매액 및 구매 횟수 면에서 각각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에 따라 연단위, 월단위 등 가입 조건과 상품이 다양하지만 전반적인 부담금은 월 3000원 수준이다. 회원에게 회비 이상의 추가 할인 쿠폰이나 적립금 혜택을 준다. 유료 회원 전용 딜도 운영하고 있거나 도입할 예정이지만, 고객을 끌어올 정도로 핵심 혜택은 아니라는 평가다.

예컨대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클럽은 연회비 3만원이지만 가입 시 주는 웰컴기프트만 3만7000원 상당이다. 매년 비슷한 수준의 적립금을 주고 10%대 할인쿠폰, 무료배송 쿠폰, 배달음식 할인 쿠폰도 준다.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클럽 회원은 연회비 3만원으로 연평균 28만6520원 혜택을 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티몬의 ‘슈퍼세이브’도 6개월 기준 2만4000원 회비를 내면 총 3만6000원 적립금을 웰컴기프트로 돌려줘 가입자가 1만2000원 이득이다. 결제금액의 2%는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10만명 이상 회원을 모았다.

이같은 적립금, 쿠폰 형태의 혜택은 회원 입장에서 이득이지만 회원수가 늘어날수록 지출이 계속 커지는 구조다. 따라서 이커머스 업계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쿠폰남발’ 출혈 경쟁의 2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처음에는 고객 유치와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달콤한 유혹일 수 있겠지만 결국은 독묻은 사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이베이코리아는 포인트 적립율을 낮췄고, 티몬은 결국 180일 단위 멤버십을 폐지했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현행 이커머스 업체들이 운영 중인 유료멤버십 모델은 지속가능한 형태는 아니라고 본다”며 “단기적인 회원 유치와 매출 증가 효과는 있었겠지만,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받지는 못했을 것, 최근 혜택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부터 위메프가 도입한 ‘특가클럽’의 월회비가 990원으로 경쟁사 1/3수준에 불과하고, 혜택도 비교적 낮은 수준인 것도 마찬가지다. 특가클럽은 구매액의 2~4%를 적립금으로 돌려준다. 공세가 아니라 고객 이탈 방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풀이된다.

11번가의 유료멤버십 제도 도입이 비교적 늦어지는 이유도 이와 관련된 고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 관계자는 “11번가 유료 멤버십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단순히 11번가 안에서의 커머스 혜택뿐만 아니라, SK텔레콤으로 묶인 관계사들이 함께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을 고려해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빠른 배송 서비스와 영상, 음원,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 모델을 고려한다는 의미다.

다만 진짜유통연구소 박성의 소장은 "검색광고 등 기존 고객 유치 방식 역시 마케팅 비용이 들어갔던 만큼 따져보면 현행 멤버십 제도도 손해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순 계산으로는 물론 마이너스지만, 매출 상승으로 인한 수수료 수입 등을 고려해 손해가 크지 않도록 설계됐을 것. 회원 1명당 손해는 몇백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대부분 업체가 유료 멤버십 제도를 도입하면서, 향후 경쟁 심화보다는 오히려 전반적인 할인 혜택이 줄어드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쿠팡이 ‘새벽배송’을 혜택에 넣은 것처럼, 얼마나 디테일하고 ‘엣지’있는 혜택을 주느냐 경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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