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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혹시 음주운전?’… 운전자 상태도 예측하는 AI


-디네쉬 C(Danesh C) 카비(CarVi) 최고개발책임자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교통사고 94%는 운전자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다. 바꿔말하면 사람이 운전대를 잡지 않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없어지게 될까.

그렇다. 자동차가 술을 마시지는 않을 테니까. 다만 아직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점이 요원할 뿐이다. 따라서 이처럼 완전한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는 운전자의 안전을 지켜주기위한 인공지능(AI)의 역할이 중요하다.

디네쉬 C 카비 최고개발책임자(CCO)<사진>는 지난 11일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현재 IT(정보기술) 업계 전반이 자율자동차와 자율주행 자체에만 편중된 모습을 보인다”며 “지금 당장 도로에 안전을 가져오는 기술도 중요하다. 다가올 자율주행시대로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디네쉬 CCO가 말하는 기술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atance System, 이하 ADAS)을 뜻한다.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센서를 통해 운행 중 차량 주변 물체를 인지하고 안전한 운전을 돕는 기술이다.

카비 역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ADAS 원천기술 개발 스타트업이다. 한국인 이은수 대표가 창립해 미국으로 진출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KT, 삼성, 포스코로부터 60억원을 투자받아 관심을 모았다. 영상인식 기반 ADAS 기술로는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2일 열리는 스파크랩 ‘데모데이’ 행사에서도 글로벌 기업 리프트, 드라이브닷AI와 함께 ‘모빌리티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ADAS의 교통사고 방지 효과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간단한 ADAS 기능 지원만으로도 교통사고 위험을 약 4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포함 세계 각국 정부에서도 대형 화물운송 차량을 우선 대상으로 ADAS 장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완성차 대부분은 ADAS 기능을 기본으로 달고 나오거나 옵션으로 지원한다.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단말기가 보조적으로 ADAS를 지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디네쉬 CCO “ADAS라고 불리지만 사실상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는 제품이 시중에 많다”며 “카비의 기술은 정확도와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다른 ADAS 업체들과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다.

카비의 ADAS 단말기는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모듈이 탑재돼 있다. 컴퓨터비전을 통한 영상 인식 외에도 데이터를 서버로 모으고 이를 인공지능(AI) 기계학습(머신러닝)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학습된 데이터를 통해 운전자의 평소 운전과 특정 시점의 운전을 모두 점수 형태로 평가한다. 같은 구간의 다른 운전자 점수와 비교도 가능하다.


만약 특정 상황의 점수가 눈에 띄게 낮다면, 운전자가 굉장히 피곤하거나 마약 혹은 술에 취한 상태로 운행 중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사고 발생에 앞서 위험 징후를 미리 파악 가능하다는 의미다. 또 사고가 발생한 후에도 즉각 사고 상황과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사고 규모, 차량 파손 정도, 구급차를 불러야 하는지 여부도 원격으로 알 수 있다는 게 디네쉬 CCO의 설명이다.

디네쉬 COO는 “대부분 시중 ADAS는 굉장히 간소화된 영상정보만 분석, GPS(위치정보시스템) 위치나 차량 속도 정도밖에 알 수 없다”며 “또 머신러닝이 아닌 방식은 자체적인 영상 데이터 학습이 불가능하므로, 도로 상황이나 운전자의 습성은 파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확보된 데이터는 운전습관연계보험(Usage based insurance, UBI) 상품과 연계할 수 있다. 유사한 모델이 국내에서도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내비게이션 ‘티맵 운전습관’ 기능을 통해 약 68만명이 보험료를 할인받았다고 밝혔다. 티맵 사용자의 과속, 급가속 등 운행 데이터를 점수로 환산해 모범 운전자에게 혜택을 준 것이다.

카비의 ADAS 단말기는 영상정보와 GPS, 자이로센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므로 스마트폰 대비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는다. 특정 구간과 시점의 앞차 속도, 차선의 종류, 차선을 얼마나 자주 바꾸는지 정보도 분석한다. 이는 보험뿐만 아니라 차랑공유(카셰어링)나 화물차 운송 관제 체계에도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이 장치를 설치한 운전자는 운전 정보가 모두 공개되므로 감시받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디네쉬 CCO는 “그런 문제는 오히려 블랙박스가 더 심할 것, 감시가 아니라 안전에 집중하는 것이 카비의 목적”이라며 “일본은 인구 노령화로 인해 운전인구 연령대가 더 높아지고 있으며, 미국은 10대 운전자들이 술이나 마약보다 운전 중에 더 많이 사망하고 있다. 당장 사고가 나는 것도 문제지만 이들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카비의 ADAS 단말기는 상용화 추진 단계에 있다. 출시된다면 가격은 월 15~20달러(약 1만7000원~2만3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가를 낮추기 위해 보험사, 화물운송업체 등과 협력을 추진 중이다. 필요한 정보가 적은 분야에서는 더 낮은 가격으로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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