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다시 시작된다. 반면, 통신업계 현안 중 하나인 보편요금제 도입 논의는 내년 이후를 기약하게 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노웅래, 이하 과방위)는 27일 정보통신방송법안 심사를 진행한다.
과방위는 법안심사소위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과학기술원자력 관련 법안과 정보통신방송법안으로 나누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동통신 업계 최대 관심사인 보편요금제 도입 논의는 유보됐다.
과기정통부(장관 유영민)이 정부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과방위 여야 간사는 협의 끝에 보편요금제 도입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을 소위에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보편요금제는 정부가 시장지배적 사업자(SK텔레콤)의 특정요금제(저가 구간)를 실질적으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나 LG유플러스는 시장 1위인 SK텔레콤이 시행하면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요금제 설정에 개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금까지 나온 요금인하 정책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제도 도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가 지나치게 민간에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이미 사업자들이 정부가 생각하는 보편요금제에 준하는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추동력을 잃는 분위기다.
과방위 관계자는 "의원들간 의견이 엇갈리다보니 간사들도 무리하게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가급적 이견이 없고,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법안부터 처리하자는 원칙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또한 요금인가제도 폐지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역시 제외됐다. 전체적으로 국회, 정부모두 폐지 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후발사업자들은 여전히 반대쪽에 가깝고 일부 시민단체들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만큼 이번 소위에는 빠지게 됐다. 하반기 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위원들이 대폭 물갈이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을 담은 방송법,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 개정안은 포함됐다.
KT 진영과 SK텔레콤 LG유플러스, 케이블TV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제도지만 올해 6월 일몰된 이후 국회서 아무런 논의를 이어가지 못했다. 새롭게 위원회가 구성되며 해당 이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소위에 법안이 올라가게 됐다. 다만, 제도에 대한 찬반이 뚜렷한 만큼, 쉽게 결론이 내려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소위에서 주목받는 법안은 몰래카메라 범죄를 막기 위해 도입되는 변형카메라의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비롯해 공인인증서 폐지를 담은 전자서명법 전부개정법률안, 포털의 책임을 강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해외에 본사를 둔 부가통신사업자들에 대한 규제 및 책임 강화 등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 등을 꼽을 수 있다.